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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묘지갤러리

국립4·19민주묘지 - 포토갤러리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뱁새 둥지
장맛비 오기 전 구슬땀 흘리며 진행한 전지(剪枝)작업의 '후과(後果)'가 생겨 안타깝습니다.
유영봉안소 오르는 돌계단과 화단 석축 영산홍 군락지를 다듬다 발견했습니다.
웃자란 곁가지를 치자 영산홍 줄기와 가지 사이에 튼 뱁새 둥지가 드러났습니다.
주변에 어미새가 없었고 경계음도 들리지 않아 둥지가 있을 줄 짐작조차 못했습니다.
다행히 전지톱 날이 닿지 않아 둥지는 온전했습니다.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 살펴보니 푸른 빛 감도는 알 3개가 둥지 안에서 부화하고 있었습니다.
사흘간 잠복하며 둥지를 살폈습니다.
둥지 위를 덮던 가지가 잘려 노출됐기에 혹여 어미새가 알을 품으러 안 올까봐 걱정이 앞섰습니다.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안개비가 살짝 내린 6월 23일 비에 젖을까 가슴 졸이며 또 가봤더니 폭염에 알이 상했습니다.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조경팀이 둥지를 걷어내 못다 핀 생명을 장사(葬事) 지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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