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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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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의 섬' 소안도, 5.18정신 보듬다.

 동아일보 2010.1.26(화) A16    호남 제주 지방판

[광주/전남]‘항일의 섬’ 소안도, 5·18정신 보듬다
5·18 민주정신과 항일 독립정신이 하나가 됐다. 25일 오전 11시 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전남 완도에서 뱃길로 1시간 거리인 소안도 주민 20여 명이 5·18묘지를 찾았다. 이들은 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 노인회, 청년회원들로 5·18기념탑 앞에서 헌화 분향한 뒤 묘지를 둘러봤다.

이들은 추모관 대영상실에서 5·18민주묘지관리소와 자매결연을 했다. 서로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고 기념촬영도 했다. 묘지관리소 측은 나침판, 호루라기 등 5·18 30주년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 세트를 전달했고 소안도 주민들은 특산품인 김을 선물했다. 이번 자매결연은 항일 독립정신과 5·18민주화운동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추진하게 됐다.

김명한 5·18민주묘지관리소장은 “지난해 10월 내 고장 현충시설 탐방을 위해 소안도를 방문했을 때 자매결연을 약속했다”며 “국가보훈 3대 정신인 독립과 호국, 민주화운동이 하나라는 것을 느끼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완도에서 남쪽으로 20.8km 떨어져 있는 소안도는 항일의 땅이자, 광복의 섬이다. 소안도는 일제강점 35년 동안 섬 주민들이 투옥된 기간을 합산하면 무려 300년 가까이 될 정도로 항일의식이 높았다.

인구가 3000여 명에 불과하지만 소안도는 지금까지 20명의 건국훈장 서훈자를 배출해 전국 면 지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가 나왔다. 이는 27명의 국가유공자를 배출한 의성 김씨 내앞(川前) 문중과 견줄 만하다.
이대욱 소안항일운동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내앞 문중이 경북 안동을 근거지로 한 양반 가문이라면 소안면 사람들은 작은 섬에 기반을 둔 서민들이었다는 점에서 항일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소안도는 목포에서 제주로 가는 길목에 있어 섬사람들이 일찍 외부 세계에 눈을 떴다. 1900년대에 서당과 야학을 세우고 신교육을 시작해 문맹자가 거의 없었다. 소안도를 ‘항일 성지’로 만든 인물은 비자리 출신 송내호 선생(1895∼1928). 1913년 서울 중앙학교를 졸업한 선생은 19세에 귀향해 중화학원에서 교편을 잡았다. 3·1운동 때 완도에서 만세 시위를 주도하고 비밀결사조직인 ‘일심단’을 만들어 중국 광둥(廣東) 황포군관학교에 조직원을 파견하기도 했다. .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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