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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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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이천호국원 - 하늘나라 우체통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공개여부 공개
항상 그리운 울 아버지...
희끗한 머리의 할아버지만 봐도 아버지가 생각나고, 평소 즐겨 부르시던 노래를 들어도 아버지가 보고 싶고, 그냥 가만히 있다가도 문득 아버지가 그립고...
아버지를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드리고도 치매에 걸린 엄마를 요양원에 모신 저는 죄인의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모두들 먹고 사는 일에 매달리다보니 엄마를 보살펴드리는 일이 쉽지않았거든요.
아버지도 엄마 걱정 많이하고 계시죠... 
정말 죄송해요. 아버지.
아버지가 생전에 엄마는 꼭 니가 모셔라 하셨는데 제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요.
하지만 제가 지금 하는 일만 마무리 되면 그때는 제가 모실게요.
아버지가 젤 좋아하던 사위도 그렇게 하자고 해요.
엄마를 요양원에 모셔놓고 코로나라는 현실땜에 가 뵙기도 쉽지 않은 상황. 
그래도 지난 11월에 요양원에 언니 동생들이랑 제부들이랑 모두 찾아가 뵐 수 있었어요. 
치매가 좀더 심해져 이젠 우리들을 정확히 알아보지는 못하시지만 그냥 친숙한 얼굴들을 비닐 가름막 사이로 마주하는 듯,  엄마는 아주 낯설어 하진 않으셨어요.
몰래 가름막 제치고 내미는 제 손을 활짝 웃으며 막 두드려 주시더라구요.
마치 저를 알아보는 것 같았어요. 
다들 그렇게 한번씩 엄마 손을 잡아보고 왔어요. 
눈물 훔치며 헤어져 나오는 길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엄마를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아버지... 우리 아버지... 먹먹해지는 이 맘은 후회와 반성이겠지만 아무 소용없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답니다. 어리석게도...
한번 가면 다시는 못 올 그 길을 나중에 가면 만날 수 있겠지요?
새해를 맞고 벌써 보름이 또 지나고 있어요.
올해도 엄마를 비롯해 울 가족 모두 아버지의 그늘아래 무탈하고 건강하게 지내게 되길 바라며 항상 아버지와 함께 있다는 걸 잊지 않을게요.
사랑합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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