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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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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임실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공개여부 공개
고, 유영휘 님을 추모하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궁노루 한 마리 사뿐 하늘가시네.
                        - 고, 유영휘 님을 추모합니다-


아닙니다 모두가 억집니다
비우고 떠남이 채우기 위함이라고
비어 있음은 슬픔이라함은 누구에게도 진리라는 말 참으로
아닙니다 그게 아닙니다
먼 태초부터 
하늘 넓은 곳에 어디 구름 한 점 없었고
거기 아무도 거룩한 뜻 새기지 못합니다
돌이켜 남기지 않은 깊은 역사가 되어버리면
어리디 어린 순한 짐승들만 들녘을 맴돕니다 
도깨비 바람들은 어디로 갔나요
가시는 길 멀고 높아 구름사다리 하나 
어디에 놓아 드릴까요
구절초 꽃잎을 깔아 놓을까요 시인(詩人)의 높은 절개 모두 마다하시고
한줌의 재가 된다는 것을 믿으라는 그것은
아닙니다 억울한 억집니다
전쟁에 이겨 남은 작은 영웅
아니 우리가 미쳐 아버지를 보지 못한 어리고 눈먼 짐승이었다면 
순간과 순간이 무한 우주 속에 운행하는 것을 터득하지 못하였다면 차마
높고 먼 어디 하늘이 아니었다면
당신이 가진 날개라도 유산으로 물려주셨다면
아닙니다 모두가 억지가 아닌 슬픈 분노입니다
구름 한점 바람 한줄기 없고 구절초 꽃향기 난무하는 날
높은 가을 하늘위로
사향노루 한 마리 홀연 뛰어 가는 것을 미숙아가 보왔다는 전설을 
있어도 존재하지 않은 우리는 당신이 가시고 남은 것은
훈풍 사라지고 들녘에 겨울 찬바람이 휘몰아 치는 것을 온몸으로 부딪혀야합니다 
막막합니다
애가 탑니다
재가된 줄 알았던 그리움은 도무지 끊을 수 없습니다 
다시 써야할 이름 모를 전설들이 살아납니다

            -2021. 11. 20. 분당에서 큰 사위 이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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