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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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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엄마!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김용택/ ‘그랬다지요’ 

엄마!
5월은 어버이날이 있어서인지 엄마 생각을 더하게 되고
자꾸만 시인의 글귀처럼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요

2021년 새해를 맞으며 꿈꾸었던 우리의 올해는 이런 이별이 아니었잖아요.
새해 시작과 함께 찾아온 엄마와의 이별은 
전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었기에 아직도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문득문득 뭐가 잘못 되었을까?   "이게 아닌데"라고 반문라게 됩니다.

1월초 부산 오셨을때 바로 입원을 시켰더라면 어땠을까? 
코로나 시국이라 입원이 오히려 더 위험해 보였고, 곧 설명절이기도 했고, 
저의 시원찮은 눈에는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았었는데...
많은 아픈데 엄마가 참으셨던 건가요?
참지마시고 입원해야겠다고 말씀하시지 왜 그러셨어요?  

병원을 바꾼 탓에 약이 달라져 호흡이 가빠진 약물쇼크였을까? 
더 잘하는 병원 찾아 더 빨리 낳게 해드릴려고 그랬었는데....
진작에 대학병원으로 안 간 것이 잘못이었을까? 
연세드셔서 수술도 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퇴행성관절염으로 대학병원가도 진통제 처방뿐이라 생각했었기에 .....
설연휴라 대학병원 가도 전문의가 없을 거라며 설쉬고 갈려고 했었는데.....

엄마의 삶은, 엄마의 생은 여기까지였나? 
이런 걸 운명이라고 하나? 이렇게 마감하도록 정해진 숙명이었을까?
병원에서 고생 덜 하시고, 덜 고통받으시고, 요양병원 신세 안지고..... 
온갖 핑계를 대며 합리화를 시켜보다가, 
별의별 생각도 다하며, 이런저런 후회도 하면서, 
 "사는게 이게 아닌데"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엄마는 그 추웠던 2월에 떠나셨는데 
여기는 어느새 봄이 와서 꽃도 피고지고 하더니 
벌써 봄도 가고 여름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

엄마 없는 삶! 
아직 준비안된 저로서는 "이게 아닌데" 이러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싱그러운 오월의 초록들이 예쁘지도, 아름답지도않아요.
마냥 "이게 아닌데" 하며 살아가기보다 
이제는 엄마를 보내드려야 하는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습니다.

"엄마는 하늘나라 가셔서 아프지 않고 편안히 계실테니 너무 슬퍼말라"는 
주변분들 말씀대로 "이게 아닌데" 가 아니라 
"엄마는 천국에서 편히 지내신다지요. 그랬다지요"라고 생각하며 울지 않고 잘 지내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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