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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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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엄마! 걱정마십시오
엄마!
벌써 9월로 이제 더위는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입니다. ​
지난 토요일 6남매 모두 잘 지내고 있는 모습 보니 좋으셨지요
이제 저희들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아버지, 엄마께 인사드리고 호국원에서 황매산으로 놀러 갔더니 
억새가 초록에서 은빛으로 변해가고 있었어요
엄마도 함께 왔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예전에 엄마와 언제쯤 왔었는지는 기억이 안나고
"이렇게 좋은 곳을 다 와보고.....참 좋다."라고 하셨던 말씀만 떠올랐습니다. 

일요일은 동생들과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 벌초도 깨끗하게 잘 마쳤어요
유수리 마을 입구에서 집안 어르신 할머니를 만났는데 
저를 모르실 것 같아 인사를 드리면서 아버지 성함을 말씀드리고 
딸이라고 했더니 엄마와 갑장이라며 엄마 안부를 물으셨어요.
지난 설날에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했더니 "엄마는 사람이 선해서 잘 가셨나보다, 나는 죽지도 않는다"며 푸념을 하셨어요. 
"우리 엄마는 90세까지 사실 줄 알았는데 갑자기 떠나셨어요.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오" 라고 인사드렸습니다.   
시장에서도, 동네에서도, 엄마를 아시는 분들은 모두 엄마가 고생 많이 안하시고 잘 가셨다는데 저는 아직도 그 말이 엄청 서운하게 들립니다
엄마는 그동안 고생도 많이 하시며 힘든 세월을 보내오셨고 
할머니, 아버지 떠나신 후에야, 이제 조금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계신데.....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을 좀 더 누려야 하는 엄마를 보고 "잘 가셨다"는 
말을 너무도 쉽게 하셔서 들을때마다 서운합니다.

엄마!
우리 남의 말에 신경쓰지 말고 이렇게 편지로나마  못다한 이야기 나누며 지내도록 해요
예전처럼 책읽다 재미있는 글, 감동적인 글 있으면 전해드리고
좋은 곳 여행 갈때, 맛집 찾아갈때면 가슴속에 모시고 가겠습니다. 
엄마도 아버지와 늘 행복한 시간 보내십시오

추석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
엄마 없이 맞이하는 첫 명절이라 많이 서툴지만 
그동안 엄마께 배운 기억을 더듬어 흉내내 보겠습니다.
풍성한 한가위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할테니 걱정마시고 지켜봐 주십시오
추석때 찾아뵙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편히 쉬십시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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