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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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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다보면 살아지나요?
<살다보면>
                           - 조영규 -

혼자라 슬퍼하진 않아
돌아가신 엄마 말 하길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 말 무슨 뜻인진 몰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봐
엄마가 쓰다듬던 손길이야
멀리 보고 소리를 질러봐
아픈 내 마음 멀리 날아가네
소리는 함께 놀던 놀이
돌아가신 엄마 소리는
너도 해봐 눈을 감고 소릴 질러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봐
엄마가 쓰다듬던 손길이야
멀리 보고 소리를 질러봐
아픈 내 마음 멀리
내 마음 멀리
아픈 내 마음 멀리 날아가네
그저 살다 보면 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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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잘 지내고 계신지요? 많이 기다리셨죠?
요즘 제가 몸도 마음도 바쁘고 여유가 없어 자주 편지를 쓰지 못했습니다 .
엄마 많이 보고 싶어요
엄마와 함께 나눠야 했을 많은 이야기들을 가슴 가득 넣어 두고 있으려니까 
엄청 답답하고, 그러다보니 울화가 쌓여서 화병이 되려합니다
지난봄에 불면증으로 한의원 갔을때 한의사가 그러셨어요
가슴에, 심장에 열이 모여 있다고......
엄마없이 첫 명절을 보내서일까요?
호국원에 못가서 그런지, 어디에도 발산하지 못해서인지..........
엄마 떠나신 후 부터는 금요일이면 더 우울했었는데 
내일 엄마 뵈러 간다고 생각하니 오늘은 날씨도 좋고 기분 좋은 금요일입니다

엄마! 
'살다보면'이라는 글은 노래가사인데 
엄마가 좋아하셨던 정동원이 노래로 부르기에 
엄마 생각하며 또 한참을 울었답니다.
가사가 엄마의 말씀처럼 들려서요
엄마도 정말 견디기 힘들었던 시간들이 많으셨을텐데
그저 참고 살다보니 80년을 넘게 사셨던 거잖아요
지나고 보면 "살다보면 그저 살아진다"고 담담하게 할 수 있는 말씀이지..... ​    ​
지금의 저는 제 인생을 , 제 시간을 주도적으로 살지 못하고 
그저 정신없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살아지고 있는 것인지 아직도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노랫말처럼 아픈 내 마음은 멀리, 쉽게 날아가지 않네요
해와 달이 더 많이 돌고 돌다보면 이 아픈 마음도 멀리멀리 날아갈까요?    

아버지, 엄마!
청명한 가을입니다. 
좋은 공기와 바람 즐기시면서 편안히 계십시오.
내일 동생들과 맛있는 음식 준비해서 찾아 뵙겠습니다.
엄마 친구분들도 시간되시면 모시고 가겠습니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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