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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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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을 맞이하여 쓰는 편지
할아버지 외손녀에요

국군의날이라 사이버 참배도하고 이렇게 편지도 쓰게 되었어요.

추석때는 할머니를 뵈러 창녕에 갔어요.
거뜬하게 짐을 들던 할머니가 이제는 나이가 너무 들어 눈물만 납니다.

코로나 때문에 밥한끼도 나눠서 먹고 할머니는 여전히 힘이 없어요
할아버지랑 말싸움하는거 보고 여행다녔을때가 엊그제 같은데 너무 속상해요. 그래도 할아버지, 손녀인 제가 아직 할머니한테 효도를 못했어요. 제가 이번엔 평생의 죄책감을 살고 살아가지 않게 할머니를 곁에 빨리 데리고 가지 말아주세요 그곳에서 외롭더라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창녕에 가면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던 백발의 멋있는 할아버지가 생각나요
사랑방에 가면 아직도 장군처럼 말을 타고 있는 할아버지 액자가 있는데 우연히 발견하고 펑펑 울었어요. 할아버지 그 곳에서도 당당하고 멋있게 잘계신거죠? 

엄마는 외향은 할머니를 닮았지만 성격은 완전 할아버지를 닮아서 요즘엔 그냥 할아버지처럼 말할때도 많고 조그마한 체구지만 늘 당당하게 살고 있어요. 
할아버지랑 추억도 어찌나 많은지 소설책을 써도 모자랄판이에요. 

할아버지 예전에 제 꿈에 나와서 비행기를 태워주셨는데 재밌게 놀다가 마지막에는 저를 두고 아무말 없이 다시 비행기를 타고 떠나시더군요. 가끔이라도 좋으니 꿈에 나와서 저랑 놀아주세요. 아직도 할아버지 오토바이 뒤에 타서 월드콘 사먹으러 읍내 갔던게 너무 그리워요. 월드콘만 보면 할아버지 생각이 나요. 언젠가 저도 나이가 많이 들어 그곳에가면 또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할아버지, 저는 6.25가 그렇게 와닿지 않았어요. 전쟁을 공부하면서 한국사를 공부하면서 참전용사의 위대함을 깨닿게 되었고 이제 할아버지께서 얼마나 어려운 일을 해내셨는지 알게되었어요. 그리고 당당하게 참전용사 손녀라고 말할수있는 장점이 생겨서 참 좋아요.  늘 감사드리면서 편지 이만 쓸게요.

할아버지 저는 그리고 너무 속상해요. 저만 우리집에서 짝이 없어요. 할머니도 심지어 할아버지가 있는데 저만 없어요. 할아버지같이 키크고 쿨하고 당당하고 멋있는 사람 만나게 해주세요 알겠죠? 그곳에서도 건강하시고 매일매일 생각하고 있다는 거 잊지 말아주세요. 사랑해요 할아버지!

-외손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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