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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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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엄마! 많이 보고 싶습니다
소중한 사람이 떠나고,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지 말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바로 보면 우리는 심려에 빠지지 않는다.

부처님 말씀 중에서

엄마!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이제 여름은 물러나고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습니다
찬바람이 불어오니까 엄마가 더욱 생각나고 보고 싶으네요.

부처님은 엄마가 저희들 곁을 떠난 것이 아니라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신 것이라는데
저는 왜 이다지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요?
엄마와 함께 하고픈 것들이, 하려고 했던 일들이 너무도 많은데
엄마가 저를 홀로 남겨 두고 가신 것만 같습니다 
제가 많이 힘들어 보였는지요?
한마디 말씀도 없이 왜 그렇게 갑자기 떠나셨는지...... 
저를 고생시키고, 애 먹인다며 미안해 하시더니 
저를 위해 급히 가신건가요? 

엄마! 그건 아니시죠? 
그냥 때가 되었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신 것 뿐이죠? 
엄마를 보살필때보다 
엄마없는 허~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더 힘이듭니다.
날이 갈수록 쇠약해져 가는 엄마를 뵈면서 
언젠가 다가올 이별을 우리 서로 늘 생각해 왔기에
훗날 후회없도록 많이 아끼고 의지하며 사랑했었잖아요
그럼에도 이렇게 힘든건 엄마가 너무 갑자기 두 눈을 감으셔서 입니다

엄마! 
우리 예전에 누워서 이별 연습도 했었지요
혹시 엄마가 너무 많이 아파서, 기력이 없어서 말을 하지 못하게 되면
눈으로, 손으로 서로 소통하자고....
제가 "사랑해" 이러면 엄마는 눈을 깜빡이면 된다고,
제가 손을 잡고 "사랑해"하며 손을 꼭꼭 세번 누르면 
엄마는 "나도"라며 두번 누르시라고 제가 알려 드렸었지요
우리 복습도, 연습도 했었잖아요.
이렇게 연습했던 것처럼 작별인사라도, 눈맞춤이라도 했었더라면....
제가 엄마를 보내 드리기가 조금 쉬울텐데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아직도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그렇지만 이겨내 볼께요
앞으로 계절이 얼마나 더 바뀌고 세월이 흘러야할지 모르겠지만, 
자신없지만....

엄마!
바람은 조금 차가워졌어도 아직은 시월로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훨훨 날아 지리산 이곳저곳 단풍구경 많이 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찾아뵐때까지 아버지와 편안히 계십시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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