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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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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비 내리는 주말입니다
비가 내리는 날에 / 이혜정

비가 내린다
발목만 적실 줄 알았는데
쓸데없이 마음까지 적시고 있다

묶어 놓은 그리움이
한올 한올 또 풀어지기 시작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빗물 따라 
소리 없이 그대 곁에 간다.

엄마!
편지 많이 기다리셨죠?
늦어서 죄송합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사실은 지난주 비슬산, 호국원, 외갓집 농장, 미경이네 텃밭, 강주연못 등
여기저기  6남매가 함께한 이야기들을 전부 알려드리고 싶어서 편지를 길게 쓰다보니 용량 과다인지, 시간이 경과되었는지 편지가 등록되지 않고 없어져 버렸어요. 그리고는 좀 바빠서 다시 올리지 못하고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

농장에서 머위 나물을 욕심부려 많이 가져와서는 딸 셋이서 밤 10시가 넘도록
다듬고, 데치고, 줄기 벗기고, 무쳐서 맛있게 먹고, 또 싸오고 했습니다
엄마 계실때 우리가 늘 함께 해왔던 것처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똑같이 하다보니 엄마가 꼭 옆에 계시는 것 같이 편안하고 좋았어요. 

엄마 떠나신 후 엄마와 함께 자던 그 자리에서는 잠이 안 올 것 같아서
늘 아침에 갔다가 저녁에는 부산으로 왔었는데 지난주는 금요일 휴가내고 
비슬산 갔다가 저녁에 엄마방에서 잤는데 한번도 안깨고 오랫만에 너무 잘 잤어요. 그동안은 아무리 피곤하고, 전날 잠을 못자도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불면증으로 고생했었는데 말이죠
그날이후 이번주 내내 수면제 없이도 잘자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잠이 안오면 엄마방에 가서 예전처럼 엄마가 곁에 계신다 생각하고 자야겠어요

오늘은 아침부터 하루 종일 비도 오고, 주말이라 더욱 엄마가 생각납니다
오늘같은 날은 제가 이야기 안해도 뜨끈한 찌짐과 막걸리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을텐데....... 옷도 갈아입기도 전에 "배 고프제? 어서 먹어라" 이러시면서.....
 
엄마! 많이 보고 싶습니다
오늘처럼 비가오면 허리, 무릎 등 관절통으로 많이 아파 하셨는데 하늘나라에서는 괜찮으신가요?   이제 아프지 않고 편안하시죠?

"묶어 놓은 그리움이
한올 한올 또 풀어지기 시작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빗물 따라 
소리 없이 엄마 곁에 간다."
                  
엄마!
지난주는 호국원 행사관계로 제례당 사용을 금지하는 바람에 
술도 한 잔 못 올려 다음주에 다시 찾아뵐려고 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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