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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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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강변살자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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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지난 한 주도 잘 지내셨는지요?
저는 요즈음 무더운 여름과 함께 6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일, 모레 이틀만 지나면 7월입니다.
금년도 벌써 절반이 지나네요
올해는 갑작스런 엄마와의 이별로 
뭘하며,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점심시간에 사무실 근처 강변을 산책하다 
문득 '엄마야 강변살자'는 노랫말이 자꾸만 떠올라 내내 흥얼거리다 왔어요
차 한잔 하면서 엄마 생각에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이렇게 엄마를 그려봅니다

엄마!
엄마와 저는 남강변을 이야기 나누며 많이 걸었었지요
틈나면 저와 운동하자며 함께 걷고, 
낮에는 엄마 혼자서도 걸으시고
건강이 괜찮으셨을때는 아침 운동나가셔서 
동네 어르신들과 모여 노래까지 부르고 왔다고 저에게 전해 주시면 
저는 새벽부터 노래가 어떻게 나오더냐고 되묻곤 했었지요
그러다 지팡이 짚고 나가시고, 이후에는 허리, 다리가 더 아파서 
늘 유모차 밀며 운동하시곤 했었지요
힘들면 중간에 쉬어가면서 참 열심히도 강변 주위를 걸으셨습니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는 맘으로 
조금이라도 스스로 건강을 지키보려고 엄청 노력하셨습니다
또 언젠가는 저녁에 엄마와 강변에 나갔다가 
유모차를 밀면서 걷는 것도 힘들어 보이고 느려서 
제가 엄마를 아이처럼 유모차에 앉혀서 밀어드렸더니
"너는 힘들겠지만 나는 너무 편하고 좋다"며 기분좋아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 우리는 평생을 남강변에서 살았지요
그래서 강변살자~~는 글귀가 가슴에 와닿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지금도 엄마가 계시던 집이 남강변에 그대로인데 엄마만 안계십니다.
우리 다시한번 강변에서 엄마와 딸로 함께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장도 가고, 목욕탕도 가고, 맛집도 가고, 
강변에 나가 산책도 하다가 힘들면 벤치에 앉아 노래도 부르고......
무심코 함께 했던 소소한 일상의 일들이 
이제 모두 기억 저편의 추억이 되어 버렸네요 

곧 퇴직하면 엄마와 함께 할려고 미뤄 두었던 일들이 많은데 
요리 등 엄마에게 배워야 할  많은 것들을 
전부 퇴직하고 시간나면 배우겠다고 미뤄왔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시니 저는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엄마야! 우리 강변살자~~"
 
 아버지, 어머니 무더위에 이어 장마가 곧 시작되려합니다
지리산의 깨끗하고 시원한 바람 맞으며 편안히 계십시오
7월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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