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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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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벌써 3주가 되었습니다
엄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데 벌써 3주째입니다.

엄마는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해서 
뭘 먹었는지, 잘 잤는지, 출근했는지, 퇴근했는지...... 확인하셨고
저는 잘 주무셨는지? 식사는 ? 혈당은 ? 약은 드셨는지? 등등 ....확인하면서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훤히 알고 있었죠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너무도 답답합니다. 전화도 할 수 없고 달려 갈 수도 없어요.
엄마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신부님께서 말씀하셨어요
하느님께서 천국으로 잘 인도하실테니 걱정말라구요
정말 천국에 잘 가신건가요?
그곳은 어떤가요? 좋으세요? 
이제 아프지 않고 편안히 계시는지요?

불교에서는 7주째(49재)가 되면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신다고 하잖아요
이제 4주 남았습니다.  
4월 2일이 49재일인데 더 이상 엄마를 붙잡을 수도 없고
훨훨 마음 편히 가시도록 제가 보내 드려야 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49재때는 평소 좋아하셨던 음식들을 올릴 수 있다던데 
엄마! 
뭘 준비하면 되나요? 뭐 해 드릴까요? 어떤 것이 드시고 싶으신가요?
제가 그동안 혈당 오른다고 
맘대로 못드시게 하고, 조금만 드시라고 타박도 많이 했었는데
이렇게 떠나실 줄 알았더라면 맘껏 드시도록 할 것을...후회됩니다
49재일이 점점 다가오니까 어떻게 보내 드려야 할지 몰라 
자꾸만 찾아보고 물어보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르신들이 좋아하셨던 막걸리라도 몇박스 사서 
경로당 어르신들께 전해 드리면서
엄마 떠나시는 49재일이라고 알려 드릴까 싶어요
설날 돌아가시다 보니 코로나에 명절이 겹쳐 총무님을 포함해서 
네 분만 장례식장에 다녀가시고 다른 분들은 못오셨잖아요

엄마가 이제 이승을 떠나신다고 동네 어르신들께 알려 드릴께요
가시는 길이 너무 외롭지 않도록,
엄마를 아시는 많은 분들이 기도할 수 있도록,
성당에 미사도 올리겠습니다.
곧 생신도 다가오니까 생신미사, 49재미사 모두 올릴께요        
아버지와 두 분 손잡고 오셔서 많은 분들 뵙고, 인사 나누시고,
저희들도 환한 미소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편안히 계십시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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