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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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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엄마! 천리향이 피었어요.
엄마!
엄마가 좋아하시던 천리향이 피었어요.
지난주 집에 갔더니 골목 입구에서부터 천리향 향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예쁜 꽂과 함께 진한 향기 가득한데 엄마는 안계셨어요.
저는 일부러 저왔음을 알리려고 대문을 큰소리 나게 밀치고 들어가면 
엄마는 항상 
'이제 오냐! 어서 오너라! 배 고프지! 지금 밥 먹을래? 막걸리도 있다........'
이러면서 저를 기다려주시고,  늘~  반겨 주셨잖아요. 
이제는 천리향 향기는 예전과 같이 집안 가득한데 
엄마의 온기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다른 화분들은 엄마의 손길을 받지 못해 지난 겨울 전부 얼어 죽었는데
엄마가 유난히 좋아하셨던 천리향은 
변함없이 꽃과 향기를 피우고 있어서 좋았어요.
천리향 향기를 맡으며 좋아하시던 엄마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번주에는 비어 있는 다른 화분에 천리향을 한 그루 더 사서 심을께요
새로 심은 천리향이 자리를 잡고 꽃과 향기를 피워가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도 천국에서 이렇게 조금씩 익숙해지고 편안해지셨으리라 생각하려구요.

엄마!
아직 아침, 저녁에는 조금 쌀쌀하긴 해도 새 봄이 왔어요.
봄꽃들이 예쁘게 피고 있어요
엄마 뵈러 가는 도로변에 매화, 진달래......벚꽃도 피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함께 음악 들으시며, 꽃구경 하면서 또 한 주를 지내도록 해요.
엄마!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또 많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토요일 찾아 뵐께요. 
어버지와 함께 편안히 계십시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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