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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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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아버지, 엄마! 따뜻하게 지내십시오
엄마!
많이 추워졌는데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한 겨울이던 2월에 떠나셨는데 계절은 벌써 봄, 여름, 가을을 지나 
엄마가 떠나시던 그 겨울이 다시 되었습니다.
엄마는 추위가 다가오면 또 이 겨울을 어떻게 지낼까? 걱정하시면서 
아파트는 주택보다 따뜻하니까 올 겨울은 너의 집에 가 있어야겠다고 
하시고는 잠깐 2~3일 지내고 나면 또 엄마집으로 가시곤 하셨지요
호국원은 지리산 산바람으로 인해 많이 추울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아버지, 엄마 두 분 모두 잘 적응하셔야 할텐데.......

엄마!
따뜻한 우리 아파트에서 뜨거운 온수 펑펑 쓰면서 추위 걱정 없이 
편안히 겨울을 보내시도록 모셨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합니다
6남매 자식들 다들 잘 살고 있는데 여기저기 다니시던지
그 중에 머물고 싶은 곳에, 마음이 가는 곳에서 편히 계셨어도 되는데
자식들에게 불편 줄까봐 오래 계시지 못하고 엄마 집으로 가셨지요
80 넘은 노인을 혼자 식사 챙겨 드시게 했으니 이런 불효가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이제 60을 바라보고 있어도 여기저기 아프고, 혼자 챙겨 먹기 귀찮고, 
일 마치고 집에 가면 청소도 빨래도 아무것도 하기 싫네요
엄마는 몸도 많이 아프셨는데 얼마나 힘드셨을까? 
이제와 뒤늦은 후회를 또 해 봅니다
그래도 주말이면 자식들과 세상 이야기 전해 듣고 
엄마의 소소한 한 주간의 이야기들 들려 주시며 지내는 것을 좋아 하셨는데
2년만 더 이렇게 지내고 싶다고 하셨는데.......      
왜 이 작은 엄마의 소망을 들어 주지 않으셨는지 하느님을 많이 원망도 했습니다.

아버지, 엄마!
지난 일요일 저희들이 만든 김장김치에 수육과 막걸리 맛있게 드셨는지요
저는 제례단에 올렸던 김치와 수육, 그리고 남은 막걸리 가지고 
부산와서 예전 엄마와 함께 김장하던 추억을 되새기며 한 잔 했었습니다
다음날 출근 할려고 일어나니 온 몸이 뭉쳐서 파스 붙이고, 한의원 가서 침 맞고 했었어요
엄마 없이 김장하려니 신경이 많이 쓰였는지 몸도 마음도 힘들었나 봅니다
김치는 엄마의 손맛을 이어받아 맛있었죠?

엄마! 
저희들은 이렇게 엄마의 가르침대로 하나하나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걱정마시고, 추운 겨울 따뜻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다음 찾아 뵐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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