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한 동안 괜챃다가
요즘따라 왜 이리 우울한지 모르겠어요.
사는게 너무 재미없어요.
모임을 가도 허전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도 허전하고
직장 일은 스트레스 투성이고
제가 대인기피증이라도 걸린 걸까요?
사람들이 무서워요.
저 사람은 속으로 나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할까 두렵고
매사가 흥미 없고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지금 책을 읽다가
문득 환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갑자기 아버지 얼굴이 뇌리를 스치면서
끝없이 우울해집니다.
그 훤칠하시고 미남이던 얼굴이
절대 할아버지 같지 않던 아버지 얼굴이
살이 쏙 빠져서 두려워 보이던 그 얼굴
(물론 저에게는 그래도 멋진 모습이었어요.)
아버지,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