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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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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영천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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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저 장남 영준입니다.]
잘 지내시고 계시죠?
언제나 하시던 말씀처럼 '그래 잘 있다. 걱정마라.'하시던 아버지의 음성이 들려올 듯 합니다.
벌써 이틀만 지나면 이 해가 가고 무자년 새해가 밝아오려 합니다.
이 해가 가기전 아버지를 찾아 뵙고 인사드리려 했는데, 또 심술궃은 연평도의 날씨가 제 발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오늘 영호랑 엄마랑 함께 아버지 찾아뵐려고 모든 계획을 세워놓고도 이번에도 가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 이 불효자를 용서해 주세요.
아버지를 영천에 묻고도 아직 한번도 찾아뵙지 못한 이 장님의 불효가 얼마나 노여우실까요.
아버지, 오늘 영호가 보내준 휴대폰 메일로 아버지의 비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뵌 것은 아니지만 단정하게 서 있는 비석이 아버지의 생전 모습처럼 정갈하게 보였습니다.
내일도 배가 뜨지 못해 방학을 하고도 나가지 못합니다만, 아무튼 섬에서 나가는대로 아버지 먼저 찾아뵙겠습니다. 며칠만 참으시고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아버지, 이곳은 날씨가 매우 춥습니다. 아버지 계시는 그곳은 따스한 세상이겠죠?
생전 누구에게도 정성껏 배려해 주시던 그 마음으로 그곳에서도 사람들의 사랑을 듬
뿍 받고 계시리라 믿어요.
아버지, 부디 그곳 나라에서 잘 지내세요.이곳 걱정일랑 마시고 아버지의 편안한 영생을 두 손 모아 빌고빕니다.
또 찾아 뵐께요, 아버지.
아마 내년에 찾아뵙게 되겠네요. 모레면 내년이니까요.
그럼 소자 이만 글을 놓습니다.

2007. 12. 30
연평도에서 장남 영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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