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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영천호국원 - 포토갤러리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아버지를 찾았건만....(고 외길 김진동의 자 주현)

군대 가서 첫 휴가 복귀 일주일만에  나이 많은 아버지를 잃어버리고

차디찬 땅에 묻힌 아버지, 반겨주실 리 없건만 상병 계급장을 달고 아버지를 찾았다.

그 슬픔 어느 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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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아버지께서 하늘로 올라가신지 10여일이 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리도 되지 않고, 믿어지지도 않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미워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느낌...정신의 깊숙한 안쪽서부터 무너져 내리는 듯한 사실상 지금껏 살아오면서 '왜?'라는 생각을 가져 보지 않았는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왜?' 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태어나서 죽음에 이를 때까지 모든 과정과 하나하나에 대해서 '왜?'라는 물음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것들에 관심이 없었는데...


아버지의 부재에 대해서 제가 느끼는 감정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느낌입니다. 앞으로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 아버지를 기억 할 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아버지를 기억 할런지 또, 나 아니면 누나가 아이를 가져 할아버지에 대해 알고 싶어할 때, 아버지께서는 어떤 모습으로 자식들에게 기억 되길 바라실지...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불렀던, 제목은 기억나질 않지만 생각나는 동요가 있습니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선화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메어 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여쁘게 피었습니다.'


제목도 가사도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며칠동안 계속 머리에 맴도는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노래입니다. 다시는 아버지와 같이 부를 수 없지만 내 아들이 생기고 손자가 생긴다면 같이 부르고 싶습니다.


불러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 이름이 어머니라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리고 머리가 뜨거워지는 이름은 아버지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로는 아버지께서 세상을 등지신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가슴으로는 받아 들이지 못하고 생각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평생 가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낼지도 모르겠지요.


아버지가 써 주신 편지를 다시 읽어보니, 나를 사랑 해 주시고 또 가족들을 사랑하시고 걱정해 주셨던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항상 당신이 부족하셨다며 가족 특히, 어머니께 많이 미안해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실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부족하시거나 나이가 많은 것이 부끄럽거나 돈이 없던 것을 단 한순간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문화적으로 부유했던 것을 감사했었고 아버지께서 세월의 노련함을 알고 계신것이 자랑스러웠으며, 누구에게나 자랑스럽게 "저 분이 우리 아버지"라고 소개 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가족 모두 다 그렇게 생각 할 것입니다.


이승에서의 부자간의 연을 다 마치지 못하였으니, 삶이 끝나고 한번 더 아버지와 아들의 연으로 다시 만나서 바둑도 배우고 낚시도 하고 그림도 그리러 다니고, 다음번에는 누나 대신 서예도 배우고 싶습니다. 틀림없이 다시 저의 아버지가 되실 것이며, 그렇게 되기를 우리가족 또 아버지를 아시는 모든 사람이 바랄 것입니다. 아직도 순간순간 가슴이 아리고 온몸의 피가 역류함을 느끼지만 계속 되뇌어 봅니다.


아버지!

22년을 살아오면서도 아버지는 한 분이시고, 제가 삶을 놓는 날까지도 아버지는 한 분이십니다. 부디 하늘에서도 잊지 마시고 어머니, 누나, 가족 모두를 잘 돌보아 주십시오.


사랑합니다. 아버지!

항상 말씀 못 드렸지만 그만큼 가슴 속으로 되뇌였던 말입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2006년 8월 23일

                                                                                            아버지를 놓지 못하는 아들 주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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