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 왔어요(김기영) | |
추석
김기영 황금물결 일렁이며 벼이삭 누렇게 익어가고 신작로 코스모스 꽃길 따라 쌀 소쿠리 머리에 이고 걸어가던 동네 아주머니들 감나무 가지에 보름달 묶어 달빛에 식구들 마루에 앉아 풋콩 알밤 말아 넣던 추석 어머니 부침개 부치시고 솔 향내 밴 송편 먹으며 마당에서 뛰놀던 우리들 이제는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없는 추석 하늘나라에서 오시는 어머니 아버지 발걸음 소리 괴산호국원 하늘 언저리에서 들려온다 ------------------------------------ 간척지 논 김기영 가을 햇살에 벼이삭 익어가고 백로 떼 둥지 찾아 하얗게 날아들던 날 황금빛 들녘 간척지 논을 향한 무거운 발걸음 논물처럼 충만했다 어머니 아버지 맨손으로 봄 여름 가을 메꾼 열두 마지기 피 같은 논 저녁노을 붉게 내렸다 달빛 조각 가만가만 밟으며 간척지 논배미 맴돌다 돌아온 밤 밤새도록 달보다 밝은 어머니 아버지 얼굴 어른거리며 눈물로 가득 찬 간척지 논이 되었다 |
|
URL |
---|
- 이전글 명절이 빨리 오길!
- 다음글 보고 싶은 아버지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