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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읽어주는 호국원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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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신청)겨울이 성큼 다가왔네요(김기영)
눈 내리는 밤                
     
                                       김기영

별들 잠들고    
밤새 내리는 눈
대청마루 밑으로 쌓인다

옹기종기 놋화로 둘러앉아 
아버지 옛날이야기
구수하게 익어가는 사이
어머니 부엌에 나가신다 

뒤란 동치미 꺼내는 소리
아궁이 장작불 타는 소리
가마솥 고구마 찌는 냄새
이야기보따리 맛이 돋는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고구마 
살얼음 언 뽀얀 동치미 국물
양은 쟁반에 담아 오신다

문풍지 울음소리 
등잔 불빛 작아지고
아랫목 눕자마자 
스르르 잠이 들던 어린 밤

밤새 내린 눈만큼
어머니 아버지 사랑 쌓이고 쌓여 
행복한 칠 남매 여기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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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

                         김기영  

눈 내리는 초저녁
장작불 타오르는 사이

사랑방 가마솥에 
빛깔 고운 해콩 
푹푹 익어간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콩 반죽 찰싹찰싹 때리며
네모반듯하게 빚으시는 어머니 

뽀얀 김 뿜어내는 덩어리 
볏짚으로 엮고 엮어 
부엌 천장과 처마에
주렁주렁 매다시는 아버지  

겨우내 집안에
메주 냄새 풍기며
하얀 눈꽃 피우는 곰팡이

메주가 노릇노릇 익어가는 겨울 
빡빡머리 메주 머리
구수한 친구들 발걸음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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