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잘 주무셨어요 | |
아버지
지난밤 낯선 곳이라 혹여 잘 못 주무셨나요? 여기가 어디고? 충북 괴산에 있는 호국원이예요. 왜 여기 왔는데? 그러게요. 아버지 왜 우리 곁에 안 계시고 거기 가셨어요? 병원에 계신 두달동안 산솟줄에 소변줄에 침대에서 한 발짝도 못 내려오고 많이 답답하셨죠? 나중엔 콧줄까지 끼웠으니 얼마나 걸리적 거리고 힘드셨을까? 아버지 곁에서 쪽잠을 자는 나만 불편한 게 아니었는데도 좀더 신경써드리지도 못했네요. 어제 아버지 안치될 때 좌우 양쪽에도 같이 들어가셨어요. 이삿날도 같고 이웃이니 친하게들 지내셨으면 좋겠네요. 맨꼭대기층이라 햇볕도 잘들고 전망도 좋을테고요. 엄마한테 자주 면회하고 할테니 너무 걱정마시고 더이상 아픈 날 없이 지내시길 바랄게요 아버지...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 얼른 못 찾아드셔서 상하게 둔다고 짜증내고 전화 자주 한다고 짜증내서 죄송해요. 그래도 토요일 아침 전화목소리들려줘서 감사하고 내가 간병하는동안 내목소리들으며 내 손잡고 눈 감으셔서 너무 감사해요. 올가을 단풍놀이 다시 가자는 약속도 못지켰네요. 아버지영정사진도 작년가을 아산곡교천에서 엄마랑 나랑 셋이 찍은 사진인데... 기억나시죠? 살짝 때를 못 맞춰서 내년엔 샛노랗게 물들때 와보자고 했는데 가을내내 아버진 병원에 계셨고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가는 모습에 너무 기가 막혔습니다. 내일 아버지뵈러 삼남매 손자 손녀 다같이 갑니다. 또 가뵙고 얘기들려드릴게요. 오늘은 흐리네요. 눈소식도 있다고 하구요. 눈 많이 내려 길 미끄럽지 않게 도와주세요 낼뵈요.아버지... 2022.12.12. 하나뿐인 딸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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