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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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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두 번째 편지 띄웁니다
작성자 : 윤*경
아버지 
온 세상이 하얗게 덮혔지요?
이렇게 눈이 온 날이면 아버지랑 이런 전화통화를 하곤 했지요.
눈 많이 왔지요?
그래, 여긴 서해와 가까워서인지 눈이 자주 오네.
맞아요. 여긴 대구와는 달라요. 눈 자주 내려요.
거기도 눈 많이 왔나?
여기도 꽤 왔어요. 거실에서 찍은 사진 보냈어요. 아버지도 찍어서 보내보세요. 밖에 많이 춥고 미끄러우니까 밖에 나가시면 안되요. 집안에만 계셔야해요. 알았죠
그래 , 안나간다.
쓰레기버리러도 나가믄 안되요. 길이 미끄러울 거 같아 오늘은 못가요. 낼 낮에 봐서 가든지 할게요.
그래, 그래라. 차 운전하지마라, 이런 날은...

날씨핑계 길핑계대며 아버지한테 가는 날을 미루기도 했었네요. 아시면서도 눈감아주신거죠. 아버진 항상 저희들이 말하는대로 그래라, 알았다 라고 하셨으니까요.

아버지
어젠 삼우제지내러 다같이 갔었는데 아버지도 우리 보신거 맞죠?
손자는 원두갈아서 커피내리고 이쁜 손녀들은 케이크사오고 작은며느리는 국화꽃다발 준비해서 갔잖아요. 싸라기눈이 흩날리고 바람도 세찼지만 그래도 아버지 보호 아래 모두 잘 귀가했답니다. 제례실에 제사상에도 아버지 즐겨드시던 호박죽, 바람떡, 잡채, 불고기, 애호박전, 딸기 차려놨었는데 맛있게 드셨죠..
다음엔 통닭도 준비해가볼게요. 또 닭죽도 갖고가볼까요? 또 뭐가 있을까? 아 그러네요. 과자, 옛날과자도 잘 드셨잖아요. 엄마한테 면회갈 때 사다드리고 한박스 더 사와야겠네요. 엄마는 이제 코로나 격리기간은 지났어요. 다행히 별 증상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아직 면회는 안된대요. 요양원 내 확진자가 더 있어서 전체적으로 면회금지라고 합니다. 면회된다고 연락오면 다녀올게요. 너무 걱정마세요. 요양원에 자주 연락해서 안부듣고 있어요.

어제저녁엔 경산에서 같이 활동하던 한빛사우회 회원분들과 단체문자로 안부전했답니다. 아버지가 출사나갈 때 열정적으로 임하시던 모습, 사진전시회할 때의 추억, 엄마를 기억하고 안부여쭤보는 이들도 있어 최근 사진도 보여드렸어요. 모두 감사한 이들이예요.  엄마아버지를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계신 분들이라서 저도  뿌듯했어요. 아버지 명복을 진심으로 빌어주셨어요. 많은 분들이 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아름답게 간직하고 계셔요. 아버지도 행복하게 그곳에서 지내시길 바라요.

올겨울엔 추위가 혹독할 거라고 합니다.
아버지 계신 그곳은 춥지 않을테지요.
밤이 늦었습니다.
편히 주무시고 또 편지보낼게요.
아버지, 꿈 속에 찾아오세요. 그땐 입원하기 전 모습으로 오실거죠...


큰며느리가 코로나확진되어 많이 힘든가봅니다.
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 힘내서 툴툴 털고 일어나게 도와주세요.


              2022.12.14. 밤에
              딸래미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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