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울이 왔네요(김기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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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김기영 함박눈 쏟아지고 찬 바람 스치는 별들 눈 덮인 초가집 뒤란 사철나무 눈꽃이 병풍처럼 길게 둘러 서 있다 어머니 옛날이야기 고구마 화롯불 속에 익어가며 이야기꽃 웃음꽃 구수하게 피어난다 세찬 눈보라 문풍지 우는 소리 대나무 부딪치는 소리 놀라 어머니 품에 얼굴 파묻고 어린 겨울밤은 어머니 나이보다 늙어 흑백 사진 속에서 눈발에 수건이 젖는다 -------------------------------- 겨울 이발소 김기영 방앗간 옆 파란 함석집 눈 뒤집어쓴 회전등 휘청거리며 돌아간다 난로 연통 철삿줄에 매달린 하얀 수건들 모락모락 창문 틈으로 들어온 찬바람 난롯가에 앉아 졸고 있다 난로 위 주전자 물 끓으면 거울 옆에 매달린 액자 속 물레방아 물이 뚝뚝 떨어져 돌아가고 벽에 걸린 액자 속 호랑이 슬금슬금 내려와 덮칠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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