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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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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괴산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작성자, URL 정보 제공
오늘 할아버지를 보내드렸습니다.
작성자 : 이*영
할아버지, 
항상 본인 생각마시고, 열심히 일하라고 하시던 우리 할아버지.
장손이 왼손잡이라고 미워하셨던 할아버지.
본인 돌아가시면 지방은 쓸 줄은 아냐고 잔소리 하시던 할아버지.
저를 보고 저희 아버지 성함을 말씀하시며, 아버지가 아니냐고 하시던 할아버지.
증손주 데리고 병문안 갔을때 저희 애기를 보시며, 제 이름을 부르시던 할아버지.
이틀전 그런 할아버지를 보내드리고, 오늘 할아버지를 호국원에 안치하였습니다.

할아버지 바쁘단 핑계로 자주 못찾아뵈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번달에 저를 못 알아보실때, 돌아가시기 이틀전 말씀조차하지 못하실 때,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도 생각했었지만, 어제 할아버지의 야윈 몸이 좁은 관에 누워계실 때,  오늘 할아버지의 발인 때 어린 할아버지의 손자가 "형, 할아버지는 이제 우리 곁에 없는거야? " 라고 말할 때, 커보이셨던 할아버지의 조그마한 유골을 보고 그제서야 정말 실감이 났습니다. 부정하고 부정하고 믿고싶지않던 지금 상황이 눈 앞에 닥쳤을 때 정말 꿈 같았습니다.

할아버지와의 모든 순간을 가슴 속에 기억할께요.
제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저를 너무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감사했습니다.

자주 찾아뵐께요.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마시고, 잠도 푹 주무시고, 식사도 많이 드세요. 그리고 저희 가족이 늘 화목하고, 건강하길 기도해주세요.

사랑합니다. 보고싶어요.
정말 한번만 더 제 이름 부르시는거 듣고싶어요.
할아버지에게 후회되는만큼 남으신 할머니께 잘할께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 곳에선 편안하시길 바라겠습니다.

2023년 09월 06일 손자 올림

실컷 울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눈물이 멈추질 않아요..할아버지 정말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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