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여든 두 해를 살아오시면서 고생만 하시다 가신 아버지...
3남 3녀를 두었지만,
다들 잘 살지는 못할 지언정 큰 불행한 일 없이 살고 있음도 아버지의 은덕이라
여겨집니다.
별세하시기전 몇달전 손자의 학비에 보태라고 노구를 이끌고 제 사무실에
오셔서 얼마간의 돈을 주시고 가신것과 아버지가 이렇게 급작스럽게 별세할 것을 예견이라도 한 걸까요. 아버지의 마지막 벌초가 된 고향 큰 고모님댁에 방문한 것이 눈에 선합니다 .
그동안 아버지 생신 한 번 제대로 챙기지 못한 불효자식이 지연이 에미가 아파,
제가 대신 아버지 생신날 전화한 것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습니다.
메리놀병원에 계실때에도 삶이 중함에도 병원비 걱정에 퇴원하자시던 아버지... 깐깐한 성격에 어머니를 무던히도 속 태우셨던 아버지... 결혼하시고 몇달만에 군에 가시어 제주도에서 고생하시면서 훈련을 받았던 이야기, 백마고지에서 전투중 많은 군인 중에서 불과 몇명만 살아남으셨다던 이야기...
아버지가 저의 곁에 없음이 한없이 슬퍼지지만, 영천 호국원의 양지바르고 아늑한 곳에서 영면하시기를 불효자가 빕니다. 살아생전에 불효만 했던 이 자식이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날 아버지를 못잊어 이렇게 몇자 띠워 봅니다. 살아 생전에 효도는 못했지만,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아버지 아들 형철이가... 2011년 11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