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전상서.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올해, 제게는 살아오면서 그 어떤 일보다 정말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한 해입니다. 힘들었던 일들도 많아고요, 당신이 가족의 곁을 떠나신 것을 비롯해, 제 자신의 문제와 일들이 수 없이 지나갔고 진행 중입니다. 아버지, 이제 올 한 해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하늘에서 항상 지켜봐주시고 돌보아주십시요 새해에는 더욱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셔요.
큰아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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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억 - 김성원
당신을 생각할 때, 항상 기억나는 것이 있습니다.
여름 초저녁, 당신과 저, 그리고 동생과 산책길을 나서며 우리의 희망과 미래를 일러주시며 자연을 벗삼게 해 주셨던 그 길들,
나의 잘못으로 어항을 깨뜨려 어머니와 다투시고는 무참히 깨졌던 어항,
외국생활을 하시면서 항상 저희 걱정만을 하셨던 사랑이 담긴 편지,
수 많은 당신의 기억이 있지만 .....
당신을 영천에 모시고 뒤돌아설 때,
평생 아버지에게 "사랑해요"라고 한 마디도 못했던 지난날의 나를 질책하며 통곡의 눈물로 돌아와야했던 그날,
당신의 시신을 화장하고 아직 식지 않은 작아진 당신의 몸을 안고 돌아섰을 때, 그 온기는 저에겐 눈물이였습니다. 아픔이였습니다.
영천의 차디찬 땅속에 당신을 덮고는 왜 그리도 저의 야속함이 이 가슴에 저며오는지 왜 그리도 황량함이 이 가슴을 파고 드는지
아버지의 열차가 제 가슴위를 지나가며 제 가슴에는 온통 아버지의 그리움의 멍자욱으로 당신의 눈물로 넘치게 하셨습니다.
이제 한 해를 보내는 이 순간, 아버지,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희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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