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늘편지

  • 사이버참배
  • 하늘편지
국립영천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공개여부 공개
난 참 바보다
4월 1일 만우절날.

거짓말처럼 우리 아버지는 멀리 멀리 떠나셨다.

그렇게도 그렇게도 잔인했던 4월이 지나가고, 화창한 봄날의 5월이 되었건만  어이하여

내 눈물은 마르지 않는 것인가

난 참 바보 멍청이다.

울 아버지가 영원히 우리 곁에서 사실 줄만 알았다.

내 아버지는 절대로 절대로 먼나라 안가시는 분인 줄로만 알았다.

아버지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 맨날 울게될 줄은 정말 몰랐어

나는 바보다 ...정말 바보다....

"아버지"하고 전화하면 "아고, 우리 막냉이 딸래미가?"하고 영원히 반겨주실줄만 알았

다.      대여섯시간 고속도로 달려서 가면 언제든지 웃으며 안아 주실줄만 알았어.

그래서 전화도 자주 안하고, 그래서 자주 찾아 뵙지도 안했던 것이  이렇게 미치도록 후

회되고 , 한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어.

철없던 스물 일곱에 뭍의 끝에서 끝으로 시집가 버린 다섯째 막내딸!

울아버지 그때 예순 다섯 쯤이셨지.

밥도 못하는 막내딸이 종가집 맏며느리 외며느리가 되어 매사에 서울 시댁이 우선이었 
지.      명절날엔 서울 시댁에서 진이 다 빠져 열몇시간 고속도로 탈 엄두를 못내어 못

가고,   생신 때도 시댁 어른들은 꼬박 꼬박 찾아가 챙겨 드렸어도 울 아버지 생신 때는

용돈 몇푼 통장으로 보내 드리고 ,전화 한통화로 못난 효도 다 했어

부산과 서울!!!!!!!   그리도 먼곳인가?

잘 뵈어야 일년에 한번!   최근엔 일년에 한번도 못 갔지.

미국 언니 식구들이 자주 오는데, 우리 가족까지 가면 부산 식구들 너무 힘들까봐 자주 
내려가지 않은것이 제일 큰 이유였다

부산 형제들이 너무 잘해주는게 고맙고 많이 미안했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아버지만 몰래 뵙고 와야지 하고 실천하려했는데, 울 아버지는

기다려 주지 않으셨다.

다섯자식 !   그 예쁜 자식에 그 귀한 손주들을 어찌 두고 그렇게 홀연히 말씀 한마디 없

이 , 얼굴 한번  못 보고 그렇게 그렇게 거짓말처럼 가셨나요

6.25 피난길에 부모 형제 다 잃고, 이 낯선 이남 땅에서 오직 자식들만 바라 보시며 사 

신 울 아버지!        그래서 아버지의 자식 사랑은 정말 남달랐죠

세상에서 가장 자상하셨던 울 아버지!!!

여든 셋!!   마지막 돌아가시기전  까지도 자식들 집 사주겠다고,  작은 집에 조그맣게

쪼그려앉아 연구만 하셨던  울 아버지!!!!

자식들 힘들게 하면 안된다고 이틀동안 그렇게 아프셨어도 ,  엄마에게 다섯자식 아무

에게도 연락도 못하게 하셨다니....

그래도,  아버지께서 그리도 귀히여기며 사랑하셨던 그 자식들 얼굴이라도 , 손이라도

잡아 보고 가시지....  아버지가 남긴 그 많은 사랑의 추억만을 그리며  어찌 살라고

그리도 갑자기, 아무런 소리도 없이 그렇게 그렇게 가셨어요

아버지와의 그 아름다웠던 추억!!!   그 자상했던 미소 !!도저히 따라할수 없는 자식사랑
이 못난 딸,  아버지의 그 큰 사랑을 진작에 알았었고, 아버지를 많이 많이 사랑했지만

아버지처럼  표현하지 못했어요,    울아버지는 비록 남자지만 늘 자식들 사랑한다

예쁘다 표현하고 사셨는데.......

바보 딸 ,  뒤늦게 말씀드릴게 있네요.   "아버지 , 울 아버지 사랑해요.  

그리고 많이 너무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
파일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