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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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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영천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공개여부 공개
깊은 밤 입니다
아버지!
자정입니다. 
아버지가 계셨던 시골집은 이 시각이 한 밤중이었는데
제가 사는 도시는 차들이 질주하고, 가로등 불빛들이
피곤에 지친 모습으로 밤을 밝히고 있어 
이런저런 아버지 생각으로 쉬이 잠이 오지 않습니다. 
아침 일찍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받지 않으셨는데
그새 또 밭에 일하러 나가셨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어머니는 아버지의 부재를 당신의 노동으로서
그 슬픔을 대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니가 밭에서 돌아오시면 항상 애처러운 표정으로
반겨주시던 아버지였기에 어머니가 느끼는 
아버지의 빈 자리는 더 크고  휑할 것입니다.
그 외로움과 적적함을 떨쳐버리기 위한 몸부림으로
호미를 들고 김을 매고 고추의 북을 돋우며 
흐르는 땀방울로 눈물을 훔치시는 것은 아니신지.....  
아버지!
이 밤도 어머니는 선연이 어머니랑 주무신다고 했습니다.
당분간은 이웃분들이 돌아가면서
허전한 어머니의 말벗도 되어드리며 위안을 주겠지만 
밤새도록 마당에 전깃불을  켜놓고 잠자리에 드시는걸 보면
낮보다 밤이 더 견디기 힘드신 모양입니다. 
아무쪼록  어머니가 굳건히 설 수 있도록 아버지께서 잘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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