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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국립5·18민주묘지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5.18 추모글 (분성중 강동원)
5월 18일, 수많은 육체에서 흐르는 붉은 선혈이 육안에 비친다. 너는 도대체 어디에 있으며,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어찌 이렇게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가. 군인들의 공향이 다가오면, 또다시 비극이 시작되고, 끝나기를 반복한다. 공포에 질려 실낱같은 비명을 지르다 소리 없이 쓰러지는 아이들은 무슨 잘못이 있으며, 한 평생 온갖 빈곤과 고난에 휩싸여온 이들은 어떠한 용기로 죽음까지 비참해지려 하는가. 그때, 저 멀리서 작고 빠른 무언가를 맞고 힘없이 쓰러지는 한 사내가 보였다. 그 때문인지 눈 안에서 뜨겁고도 서늘한 이것이 내 눈앞을 흐린다. 힘겹게 이름을 불러보기도 하고, 몸부림을 쳐보기도 하지만 너에겐 닿지 않았다. 경화 수월이었다. 눈앞에 알 수 없는 이것이 이제는 그칠 듯해 보였다. 나는 너를 그리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 순사들의 시위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지만, 한 명 한 명의 1초가 1년이 되었을 이 시위는 찬란하게 붉은빛을 띠며 빛났고, 이들의 죽음은 오색빛깔의 혼이 되어 날아갔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대한민국의 민주화에 힘써주시고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셨던 모든 순사님들께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전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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