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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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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엄마는 내 마음속에 살아 계십니다.
보고 싶은 엄마! 
잘 지내고 계신지요? 
그 추운 겨울에 황망히 돌아가셨는데 계절은 봄에서 여름으로 또 가을로 쉼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텅빈 엄마의 자리가 자꾸만 눈에 밟혀 힘들었는데 
이제는 엄마는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살아 계신다고 믿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사진보며 "엄마, 다녀올께요, 갔다 오겠습니다. 출근합니다..."
퇴근하면 " 엄마, 저 왔어요. 다녀왔습니다......" 
어디 멀리 갈 때는 "엄마, 함께 갑시다. 진주 갑시다...." 이렇게 말씀 드리면서 엄마를 가슴속에 묻어 두고 늘 함께 하고 있어요. 
지난 주는 바쁘고 골치 아픈 일들이 있어 편지도 못 올렸습니다. 
지난 토요일 폭우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세종까지 운전해 가서  잘 처리하고 왔어요. 운전 중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무서웠지만 엄마가 지겨주고, 도와 주시리라 믿고 갈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내내 저와 함께 해서인지 잘 마무리 했어요.

저도 엄마를 꼭 닮아 조금이라도 신경쓰이는 일이 있으면 잠을 못자네요.
서로 실익을 따지다가 시간을 길게 끌게되면 또 잠을 못자게 될 것이고, 
그러면 건강도 잃고, 약 값이 더 들어갈 것 같아서 많이 양보하여 마무리 짓고 나니 어제는 편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평소 엄마도 잠을 못 주무신 날이면 많이 힘들어 하셨는데 요즘 제가 겪어보니까 불면이 얼마나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일인지 비로소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엄마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주중에는 혼자 감내하시다가 주말이 되어야 제가 가니까 얼마나 주말을 기다리셨을까? 금,토, 일 2박 3일이라고 해도 금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일요일 오전에 또 가버리니....
토요일 밤에는 제 손을 잡고 "자고 나면 또 달아날거니까  자지 말라고"까지 하셨는데 그 마음을 이제야 더 깊이, 더 사무치게 헤아리게 됩니다.  
조금 더 있다가 점심 먹고 가라고 붙잡으시면 오후에는 차 밀린다며 뿌리치고 금요일 또 오겠다며 엄마를 두고 나오곤 했었는데 많이 많이 후회됩니다. 
저의 발걸음도 가볍지 않았지만 엄마는 또 1주일을 기다려야 하니 조금이라도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그 마음 잘 알면서도 
저도 얼른가서 청소, 빨래 등 할 일이 많다며 엄마의 손을 놓았습니다.  

엄마 돌아가시고 몇달을 잠 못자서 한약까지 지어먹고 조금 나아졌었는데  
지난 며칠은 또 잠이 안와서 많이 힘들었어요.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 엄마께 재워 달라고 부탁도 드려보고,
"엄마 이제 잡시다" 이러면서 긴 밤을 뒤척이다 출근하고 했어요.
엄마의 보살핌 덕분에 폭우속 장거리 운전도 사고없이 안전하게 다녀왔고 
문제도 잘 해결했으니 어제는 엄마께 재워달라는부탁 안드리고, 꿀잠을 잤습니다.
이제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앞으로 무탈하면 좋겠지만 살다보면 또 어렵고 힘들 일이 있을 수 있겠죠?
늘 저와 함께 하면서 보살펴주시고, 도와 주십시오.
이런 말씀 안드려도 엄마는 늘 저를 도와주고 계시는 것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며, 다음 주 토요일 찾아 뵐께요.      ​

아버지, 어머니!  편안히 쉬십시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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