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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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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엄마 생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엄마!
날씨가 많이 포근해졌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춥지 않아 다행입니다. 
차가운 묘지가 아닌 공기 좋고 양지 바른 봉안당에 
아버지와 함께 계셔서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날씨가 추우면 허리, 다리가 더 아프다고 하셨는데 말이죠.
부드럽고 향기로운 봄내음과 함께 늘 평안하시길 기도합니다.

엄마!
생신이 다가오고 있어요
우리 가족의 가장 큰 연례행사인데 올해는 엄마 없이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6남매 모두 흩어져 바쁘게 살다가 꽃피는 봄, 이 좋은 계절에
엄마의 생신을 맞아 매년 여기저기 좋은 곳에서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1박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왔었는데....
작년에는 부산 해운대 예약했다가 코로나가 오면서 취소했었네요
재작년 에덴밸리에서의 생신 모임이 마지막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쩌다 숙소에 있는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참석한 손자들까지 모두
엄마 앞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었습니다.

간혹 노래방에서 엄마와 함께 노래를 부르긴 했어도 춤을 춘적은 없었는데
그날은 술김에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도추고 했더니
엄마는 자식들이 모두 즐겁게 노는 모습을 처음 보셨는지 
우리 아들딸들이 밖에서 이렇게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잘 노는지 
몰랐다고 하시며 좋아 하셨습니다. 우리는 모두 엄마 닮아 그렇다고 했었지요
이후에도 '엄마 오늘은 뭐할까요?' 하고 간간이 여쭈면 
'니 춤추는 것 한번 더 보고 싶다' 고 몇번이나 말씀하셨었는데..... 
저는 쑥스러워 맨정신에는 안된다며 다음 생신모임때 보여드리겠다고 
미뤄왔습니다. 그 생신일이 다음주로 다가왔습니다.
엄마가 계실때 처럼 생신모임을 하려고 합니다.
예전처럼 엄마께 어디 가시고 싶으신지? 뭐 드시고 싶으신지? ......
여쭤보고 계획을 짜야 하는데 엄마가 안계시네요. 
엄마!!   말씀이 없으시네요. 가슴이 미어지고 답답합니다.
눈물이 쉼없이 흐르네요.
보고 싶어 하셨던 저의 막춤도 보여드려야 하는데 어떻하죠? 

엄마!
아직은 엄마가 곁에 계신거나 다름없으니 최대한 준비해 보겠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오셔서 저희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 드시고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셨으면 합니다.
엄마가 좋아 하셨던 쑥인절미도 동생이 준비한다고 했어요.
또 일요일에 찾아 뵙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편안히 계십시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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