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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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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엄마!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엄마! 
설명절은 어떻게 보내셨어요? 
작년 설은 너무도 갑자기 아버지로 곁으로 가신다고, 보내 드린다고, 
엄마도, 우리도 모두 정신이 없었잖아요? 
오랜만에 아버지와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셨는지요 

엄마! 
저는 1주기를 준비하면서, 설명절을 맞으며 솔직히 바쁘고, 힘들었어요 
평소 같으면 차례 지내고, 산소 다녀와서 막걸리 한 잔 하면서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피로를 풀곤 했었는데 
답답한 마음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어 더욱 힘들고 피곤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제가 혼자서 처음으로 준비하는 제사이다 보니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명절이나 제사가 다가오면 엄마는 한두달 전부터 걱정을 하시고, 
건어물부터 시작하여 미리 장을 보고 그러셨지요? 
저는 필요한 것 메모해서 한꺼번에 사서 후다닥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직접 해보니까 처음이라 그런지 이것저것 생각지 못했던 기본적인 
양념들부터 제사와 관계없는 식재료까지 챙길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손수레 가지고 야채를 사오는데도 무거워 손을 바꿔가면서 끌고 오고, 
또 빠진 것 챙겨서 다시 사오고 손질해서 냉장고에 넣고...... 
엄마가 오는 길에 힘들어 어디서 한번 쉬고, 또 어디서 앉아 쉬고.....했다며 
저에게 장에 다녀오신 말씀하시던 기억이 떠오르며 
“얼마나 힘드셨을까? 이렇게  힘드셨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엄마! 
그리고 가장 신경써서 엄마와 똑같은 맛을 내려고 했던 탕국은 이번에 실패했어요 
재료도 빠트리고 안 넣었고, 또 하나는 신선도가 떨어져 맛도 맘에 안들었어요 
탕국은 엄마의 자부심이었는데 망쳤습니다. 
다음에는 맛있게 정말 잘 끓여 올리겠습니다 
며칠에 걸쳐 준비한 재료들로, 모두가 서로 힘을 모아 차린 제사상을 보니 
갑자기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여 멈출 수가 없었어요 
실컷 울고 싶었지만 첫 제사라 조카들도 있는데 그럴 수도 없고......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정성껏 제사를 올리는 것 밖에 없어 
엄마는 '이걸 더 좋아 하실거야?'라고 생각하며 하나하나 준비했기에
 차려진 음식들을 보니까 그냥 울컥 했습니다. 
엄마는 저의 눈물의 의미를, 저의 맘이 이해되시죠?

아직은 엄마라는 두 글자만 봐도 눈물이 나는데 엄마가 좋아하셨던 음식들을 가득 차렸는데 정작 엄마가 안계시니.......
그래도 기분좋게 음향 하셨으리라 믿고 다음에는 더 맛있게 준비하겠습니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버지, 엄마 감기조심 하시고 편안히 계십시오 
호국원 폐쇄로 설날에 못 뵜으니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찾아뵐께요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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