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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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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엄마! 아버지 10주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엄마!
가을이 깊어 가고 있습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요?
요즘 시장에 가면 밤, 대추, 단감 등 햇과일들이 많아요
엄마 생각을 또 하게 됩니다
외가집 농장에서 밤 줍고, 단감 따는 것을 재미있어 하셨고, 
가져와서 자식들, 이웃들과 여기저기 나눠 먹는 것도 좋아 하셨고,
좋은 것은 자식들 나눠 주고, 벌레 먹은 것은 남겨서 
버리기 아깝다며 상한 곳은 파내어 가며 엄마가 드셨지요
벌레 먹은 밤을 삶아 저녁에 이야기 나누며 엄마와 골라 먹던 생각이 납니다.
힘들게 돈 벌고, 밤 줍고, 고생한 내가 왜 이런 썩은 밤을 골라 먹어야 하냐며 툴툴대기도 했었죠 
엄마와 저는 그러면서 온갖 이야기들을 나누며 인생을 함께 살아왔기에 
다른 형제들에 비해 엄마에 대한 정이 남다른가 봅니다.   
저는 요새 밤이나 단감을 보면 엄마 생각 때문에 사지도, 먹지도 않습니다.
엄마는 훨훨 날아 대평농장 가셔서 눈으로, 향기로 맘껏 드세요.

엄마! 
오늘은 호국원 달려가고 싶은 날씨 좋은 금요일입니다.
내일 병원도 가야하고 볼 일이 있어 못가겠고
곧 아버지 10주기가 다가오니 그때 찾아뵐께요.
세월이 너무 빠릅니다. 
아버지 돌아 가신지가 벌써 10년, 
엄마는 겨울에서 봄, 여름을 지나 가을로 사계절의 변화와 함께 8개월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엄마의 체온이 느껴지는데, 엄마의 목소리가 귓전을 맴도는데, 
모습이 눈에 선한데, 눈물이 마르지 않았는데 시간은 쉼없이 흘러가고 있네요. 
어떻게 지난 8개월을 견디고 버티어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엄마! 10년만에 아버지와 함께 계시니 어떠신가요?  
천상에서는 아버지가 좀 자상하게 잘 해 주시는지요?
저는 엄마의 모든 것이 아직도 많이 궁금합니다.
울 엄마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
아버지 제사 지내고 다음날 호국원 찾아 뵐께요

아버지, 엄마!
저희들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마시고
편안히 쉬십시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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