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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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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사랑하는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5월이 되면 엄마랑 할머니는 가슴에 병이 난대요
오늘 엄마의 10년도 넘은 속마음을 처음 제대로 마주했어요
엄마랑 할머니한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인데
잊히지 않는 일인데
저는 왜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하며 지냈을까요?
근데 엄마는 울면서 얘기했는데 저보고는 울지 말래요
내가 울면 엄마는 더 마음이 아프대요
이건 엄마의 인생이니까
저는 아프지 말고 슬프지 말고 건강하게 좋은 일만 가득하래요
저보고요 좀 더 철 없게 살래요
너무 빨리 철이 들면 가슴 아픈 일이, 참을 일이 많으니까 조금만 철 없이 살래요
근데요 그건 엄마의 인생이지만 제 인생이기도 하잖아요
제 이모들이고 제 할아버지고 우리 엄마잖아요
할머니랑 엄마 가슴에는 대못이 박혀 있는데
저는 그걸 모르는 척 하고는 못 살 거 같아요
엄마가 꿈에라도 나와줬으면 좋겠는데 이제는 꿈에도 안 나온대요
엄마가 잠들면서 흘린 눈물이 제 마음 속에서 호수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되어서 흐르는 것 같아요
우리 엄마도 속마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언니랑 동생이 있던 10대 소녀였고 꿈 많던 20대 아가씨였고
지금은 누구보다 강해보여도 사실 여린 사람이잖아요
엄마 앞길에도 부디 슬픈 일 힘든 일이 더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
할아버지가 하늘에서 이모들이랑 같이 꼭 도와주면 좋겠어요
그리움이라는게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로같아요
할아버지 보고싶어요 좀 더 잘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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