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벌써 1주기입니다. | |
그리움
<여승익> 사십년 넘게 아프게 삶을 살아 웃는 얼굴도 잊은 편안한 발걸음 언제적 했었나 아득한 기억너머 마음같이 움직이지 않는 육신을 안고서 시린 삶을 산 어머니 생각 떠올라 가만히 눈을 감는다 ------------------- 엄마! 오랜만에 불러 봅니다 엄마! 저 지난주부터 부산으로 발령나서 출퇴근시간이 많이 단축 되었습니다 양산에 근무할때는 운전도 걱정하시고, 회식 등으로 조금 늦으면 엄청 걱정하셨는데 이제 지하철로 편하게 다니고 있으니 한결 맘이 놓이시죠? 그런데 업무량이 많아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자주 편지를 드리지 못하네요. 이해해 주세요 첫 직장으로 어린 나이에 입사해서 약 40년간 참 많이도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근무했는데 이제 여기서 퇴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빨리 떠나실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명예퇴직하고 엄마를 좀더 편하게 모셨을텐데 많이 후회됩니다 우리는 왜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는 걸까요? 엄마는 제가 그만두겠다고 하면 늘 직장을 다니라고 하셨어요 엄마가 아무리 말리셔도 그냥 확 그만두고 둘이서 재미있게 살았더라면.....후회도 해 봅니다 벌써 1주기라니....엄마 없이 제가 1년을 살았네요 많이 힘든 한 해 였습니다 지난주 호국원에 가면서 새해 첫 방문이고 설날에는 호국원 방문이 안된다고 해서 떡도 두 가지나 사고 이것저것 준비해 갔었는데 제례단까지 출입이 통제되어 올리지 못하고 그냥 가져 왔습니다 엄마! 곧 기일이, 설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버지, 엄마가 좋아하셨던 음식들.... 아니, 엄마가 평소 준비하셨던대로 올리려고 기억을 더듬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 샀나? 또 뭐가 있을까? 뭘해야 하지? 등등 생각이 많아 지네요 시장 갔다가 가오리를 보고, 엄마 생각을 또 많이 했습니다 절이고, 씻어 말리고, 찌고, 뼈 바르고....일이 많음에도 제가 해 달라고 하면 엄마는 귀찮은 내색하지 않으시고 언제나 해 주셨지요. 저는 당연히 명절에 먹는 것으로 생각하고 이것도, 저것도 하면서 주문했었죠 근데 저는 보기만 하고 귀찮아서 사지 않았어요 엄마 생각에 먹지 못할 것 같기도 했구요 그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엄마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제 제가 해 드리겠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오셔서 맛있게 드십시오 정성껏 준비해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기일에도, 설날에도 손잡고 오십시오 곧 뵙겠습니다 편안히 계십시오 미선이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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