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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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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청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엄마!
아직도 엄마라는 두 글자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처음에는 하늘편지 코너를 발견하고 
엄마께 가슴속 이야기들을 쏟아 놓을 수 있겠다 싶어서 좋았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편지를 쓰고, 읽고 했습니다

엄마! 이렇게 두 글자를 적어 놓고서 얼마나 울었던지요?
자꾸만 이렇게 슬퍼하고 있으면 안된다고,
엄마가 마음 아파서 훨훨 못가신다고 해서,
편지를 안쓰고 추모만 했습니다
그랬더니 더 가슴이 답답하네요
엄마 떠나시고 계속해서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예전에 엄마가 잠을 못 주무셔서 힘들다고 하면
저는 낮잠을 주무셔서 그렇다고 하면서 
낮에 주무시지 말고, 햇볕쬐면서 운동하시라고....
엉터리 처방을 내 놓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다보니 얼마나 엄마가 힘드셨을지 이해가 됩니다
혼자서 잠못 이루시며 힘드셨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네요
제가 뭘 안다고 힘들어서 수면제 드시겠다는 엄마께 
수면제는 몸에 안 좋다며 못 드시게 말리고 
효과도 미미한 상추쌈이나 드시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나 힘드셨으면 제가 그렇게 말렸어도 
수면제 처방을 받아 약을 타오셨을까? 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고 
제말 안듣고 엄마 맘대로 하신다고 투덜거렸습니다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일인데 
저의 얕은 지식으로 이러쿵저러쿵 하며 엄마를 더 힘들게 했었네요
엄마는 수면제 못드시게 그렇게 말려놓고
저는 요새 수면보조제를 구입해서 먹고 있어요
새벽 2~3시에 깨어 아침까지 뒤척이다 출근하니까 견딜수가 없어서요
지난주는 호국원 갔다가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깜빡 졸아 사고날뻔 했어요
뒷차가 빵빵거려 잠에서 깼습니다.
엄마가 저를 돌봐 주신거라 믿어요. 
앞으로도 계속 저와 함께 하면서 보살펴 주실거죠.
편안히 잘 수 있도록 잠도 좀 재워 주세요

우리 매주 금요일 저녁에 만나면 한 주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식사하고, TV보다가 손 꼭잡고 잤었는데..... 
아침이면 "어제는 니가 있어서 참 잘잤다"하며 
또 하루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분 좋아 하셨습니다
엄마는 그곳에서 아버지와 함께 계시니 불면증 없이 잘 주무시는지요?
저는 엄마가 안계셔서,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 불면증이 심하네요
이제 엄마를 보내드려야 할 49재가 1주일 정도 남았습니다. 
엄마를 보내기 싫어 밤새 붙잡고 있느라 잠을 못자는 것 같아요
49재를 지내고나면 좀 나아질까요?

성당에 가서 다음주 엄마 생신과 49재 미사를 올렸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손잡고 오셔서 신부님 말씀도 들으시고
저희들이 준비한 음식도 드시고 절도 받으십시오

오늘은 엄마께 이런저런 넋두리를 쏟아내서 불면의 밤이 아닌 
숙면을 취할 수 있지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엄마가 잘 잘수 있게 토닥토닥해 주시리라 믿고 잠을 청해 볼께요

토요일 찾아뵙겠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편안히 계십시오

미선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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