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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4·19민주묘지 - 참여게시판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4.19혁명 가족과 함께 한 음악회 소감

단풍이 절정이던 10월의 마지막 날, 4.19민주묘지에서 야외음악회를 개최했습니다.

56년 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4.19민주영웅들을 기리고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음악의 향연이었습니다.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쌀쌀했지만 오후가 되자 민주혁명회, 혁명희생자유족회, 혁명공로자회 등 4.19단체 회원님들과 지역 기관장, 주민, 교회 성도들이 속속 도착하셨습니다.

민주묘지 경내 수목들까지 때맞춰 곱게 물들어 음악회 배경은 더할 나위없었지요. 핫팩을 준비해 나눠드리기는 했지만 ‘좋은 날씨’를 준비하지 못해 청중들에게 죄송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 군악대대가 총출연한 음악회는 감동의 무대였습니다.

70명이 넘는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으로 웅장하게 음악회의 문을 열자 청중들은 박수와 호응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저 멀리 올려다보이는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의 위용에 어울리는 화음이었습니다.

이어 국방부가 자랑하는 솔리스트와 중창단이 베르디와 도니체티의 대표적 오페라 아리아들을 선사했습니다. 남성 중창단, 거기다 군인인 청년들의 힘차고 빼어난 목소리는 추위를 녹이고 청중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공군대위인 소프라노 이민정, 장래가 더욱 기대되는 소프라노 박혜림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환호를 받았습니다. 유럽에서 세계적 성악가와 오케스트라 공연을 수도 없이 감상했지만 이날 무대는 결코 그에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추위 속에서 음악회를 끝까지 지켜주신 청중께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게도 한국의 대표적 신문인 동아일보에서 음악회 소식을 사진과 함께 크게 보도해주셨습니다(11월1일자 동아일보 A25면). CTS방송에서도 11월1일 저녁 뉴스와 11월2일 아침뉴스에서 연속적으로 음악회를 방송해 주셨습니다. 주류언론에서 인정할 만큼 수준 높고 의미 있는 음악회였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4.19혁명 회원들께서는 “민주묘지에서 이처럼 격조있는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라며 기뻐하셨습니다. 지역주민들도 “고급문화에 접할 기회가 적은 강북구에서 대규모 클래식 공연을 감상하는 기회를 만들어줘 고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번 음악회 개최 경험을 바탕 삼아 내년에는 더 멋진 행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0월14일에는 4.19 민주묘지에 ‘민주영웅거리’를 조성해 여러분들을 모시고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올 7월1일 부임한 제가 이곳을 ‘살아있는 민주성지’로 만들기 위해 추진중인 장기 프로젝트의 첫 번째 가시적 출발이었습니다. 야외음악회는 두 번째 결과물입니다. 4.19민주묘지의 비상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더욱 사랑해주시고 많이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2016년 11월 2일

국립4.19민주묘지 소장 방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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