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갠 묘역 | |
선계(仙界)인가? 무릉도원인가?
8월 23일 아침, 더위가 사그라지는 절기 처서(處暑)에 내린 비가 그쳤습니다. 비 갠 뒤 바라본 자욱한 삼각산이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처럼 멋집니다. 조선 후기 화가 겸재(謙齋) 정선이 소나기 지나고 비에 젖은 인왕산을 그린 진경산수화 말입니다. 4·19혁명기념관 옥상에서 마주하는 확 트인 풍광은 더 장관입니다. 안개, 연무가 골짜기에서 피어올라 띠를 이루며 흐린 하늘로 승천합니다. 아침 일찍 국립4·19민주묘지를 찾은 주민들은 벤치에 앉아 능선을 올려다 보며 '삼각제색'(三角霽色)을 감상합니다. 햇살 강렬하기 전, 아침나절의 한때겠지만 새벽비 그친 아침묘역의 안온함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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