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造化) | |
지난 주 이어 또 쏟아진 폭설로 국립4·19민주묘지는 12월 21일 다시 눈 세상으로 변했습니다.
제설작업을 또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튿날 아침, 4·19혁명기념관 옥상에 올라 눈 치울 순서를 궁리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동쪽에서 아침해가 떠올랐고, 세상이 훤해졌습니다. 눈 덮힌 삼각산 정상부터 햇빛이 닿아 반짝였습니다. 곧이어 고래등처럼 뻗은 주(主) 능선이 하얗게 빛났습니다. 구름에 가려 생긴 그늘이 산 아래로 수평 하강하면서 명암(明暗)이 확연한 두 지역으로 구분했습니다. 응달에 갇힌 4·19묘지가 햇살을 받아 깨어나면서 햇빛과 구름이 부리는 조화(造化)가 끝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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