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1> | |
해 지기 직전 어스름에 벌어지는 숨바꼭질을 전합니다.
유영봉안소 오르는 돌계단 부근에서 며칠째 반복됩니다. 술래는 국립4·19민주묘지 직원, 술래잡기 대상은 고양이 세 모자(母子)입니다. 유영봉안소 뒤뜰 배수로에 숨던 녀석들이 1~2묘역까지 과감하게 내려왔다가 여지없이 발각됐지요. 7월 28일 오후 7시, 새끼 두 마리가 길 복판에 널브러져 쉬는 걸 발견했습니다. 유영봉안소부터 살금살금 다가가 7m까지 접근해도 눈치를 못 챘습니다. 5m로 좁히자 그제서야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 순간 회양목 아래 숨어 있던 어미가 나타나 새끼들을 진정시키고 젖을 물렸습니다. 뜨문뜨문 마주쳤지만 어느덧 익숙한 사이가 됐는지 도망가지도, 경계하지도 않았습니다. 자리를 피해주면서, 술래가 이긴 건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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