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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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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임실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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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계실 아버님께
천국에 계실 아버님께!

아버님...

얼마만에 불러보는 이름인지 모르겠어요.

평화롭게 천국에 잘 계시겠지요?

3월 15일이면 아버님 생신입니다. 작년에 아버님 생신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생신축하 노래도 불렀

었는데 지금은  모두들 생신을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막내고모는 예정대로 아르헨티나로 떠나고, 다른 가족들은 잘 만나지 않아요.

혼자 남은 어머니가 많이 외로워하세요.

모두들 어머니한테 전화도 잘 안하고... 

그래도 둘째 고모는 자주 전화하고 챙기는 편이랍니다. 

아버님이 생전에 어머니께 잘 하라고 모두에게 좀 가르치실 걸 그랬나봐요. ^^

마지막까지 진현이 지훈이 이름을 부르셨는데 모두들 건강히 잘 자라고 있답니다.

아버님 손자답게 진현이는 얼마나 검소하고 착한지 몰라요.

가끔 저라도 아버님 계신 호국원에 가봐야 하는데 일 한답시고 이렇게 바쁘네요.

전화하셔서 몸은 괜찮은지, 생활은 어떤지, 늘 묻곤 하셨는데 이젠 그런 걱정 해주는 분도 없답니

다. 그래서 가끔은 바보같이 어디선가 아버님 전화가 걸려오지 않을까 기다리기도 했답니다.

많이 힘들땐 아버님 묘에가서 실컷 울고도 싶었는데...

지금도 따뜻한 봄날이면 아버님과 공원에 산책가서 이러저런 나누었던 얘기를 되새겨 봅니다.

사실 그 때 아버님이 저희집에 일주일 계셨을 때 제가 많이 힘들었을 때였어요.

그 때 아범과 이혼할까 하고 방황하고 있었을 때였거든요.

아버님 계셔서 표도 못내고 그냥 잘 넘긴 것 같아요. 

지금은 어머님 혼자 계시지만 몇 년 지나면 아마 우리집에 오실거예요.

저도 사실은 어머님과 성격이 잘 맞지는 않지만 아무도 안 모신다고 하고, 또 아버님이

저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어머님을 끝까지 잘 모시는 거라 여겨져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먼 훗날 웃는 모습으로 천국에서 아버님을 볼 수 있겠지요?

아버님 그 때 까지 아버님 손자들 훌륭하게 잘 키울게요.

안녕히 계세요.

아버님이 사랑했던 막내며느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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