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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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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임실호국원 - 하늘편지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공개여부 공개
오늘 따라 더욱 그리운 아버님!

잘 계시지요.

한식전에 찾아 뵈온다고 마움만 먹었지만,
그러하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에 어머님 혼자계시는 시골집에 내려가니,
어머님께서는 종교행사차 다른 집에 가시고,
저혼자 빈 집에 혼자 않자 쇼파 위에 걸려있는 아버지 사진을 뵙고 있으려니
사진속에 아버님께서 반갑게 웃으면서 맞이해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나도 어머님이 언재 오시려나 하고 창밖을 쳐다 보고 있으려니,
아버님께서도 우리곁에 계실때,
오늘 나와 같이 늘 쇼파에 앉아 창밖을 물끄럼히 처다보시는 모습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계실 때,
자주 목욕을 시켜드렸던 화장실에 가니,
그곳에서 목욕을 하시기 위하여 나를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목욕을 시켜드리면서 아버님께 잘 대해 드리지 못한 것이 떠올라,
가숨이 메어졌습니다.

아버지가 우리 곁을 계실 때 애견용 바리깡과 가정용 가위로,
볼품 없게 머리를 깍아드렸지만,
그것도 좋아하셨지요.

그래서 이용사 자격증을 따서,
더욱더 멋지게 전문적으로 이발을 해드리려고 마음 먹고 이용기술을 배웠건만,
이용사 자격증을 따서 머리를 멋지게 깍아드리기 전에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한해가 다 되가는 오늘에야,
너무 늦게 그 뜻을 이루었습니다.

이 자격증은 아버님을 위하여 시작한 것으로
아버지께서 저에게 유산으로 주신 귀중한 것입니다.

비록 아버님은 계시지 않아 아버님에게 사용할 수 없지만,
아버님과 같이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해 드리는데 사용하겠습니다.

어렵게 이용사자격증을 따고 보니 오늘따라 아버님이 더욱더 그리워집니다.

아버님께서 저에게 주신 위대한 유산인 이용사자격증을 가지고,
곧 찾아뵙겠습니다.

이제는 아버님 머리는 깍아드릴 수 없지만,
아버님 비석주변에 있는 잔디라고 곧게 깍아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오늘따라 더욱 그리운 아버님,
뵈올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둘째 아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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