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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이천호국원 - 참배후기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지난 10월 2일 저녁 즐거운 추석 명절을 보내고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큰 누님의 울음 섞인 목소리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들었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할 수도 없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우선 간단한 짐을 챙기고 집으로 향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올해 추석은 근무를 하기 때문에 아버지를 찾아뵙지 못했다. 그런데 2주전 아침 아버지한테 전화를 받았다. 좀처럼 먼저 전화하는 아버지가 아닌데 하면서, "추석 때 얼굴 한번 보자"는데 "근무라 못 간다."하니 "그럼 며느리라도 보내란다." "와이프 혼자 운전하기 힘들 것 같아 다음에 찾아뵐게요."하고 전화를 끊은 것이 아버지와 마지막 통화였다. 지나서 생각해 보니 떠나기 전 자식들 얼굴 한번 보자는 의미를 아무 생각없이 전화를 끊은 것이 후회되었다.

항상 남에게 피해 안되고, 자식들한테도 짐되기 싫어 하셨던 아버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모든 걱정을 혼자하셨던 아버지. 어려운 농촌 생활에 우리 5형제 뒷바라지 하느라 정작 당신의 건강 챙기지 못해 20년 전에 위암 수술을 받으셨던 아버지. 그래서 아버지 사망 소식을 듣고 막내로서 더욱 가슴이 아팠다. 평소에 잔소리하면 듣기 싫다고 했던 나 자신이 한없이 미웠다. 이제 잔소리라도 아버지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다.

우리는 아버지 유언에 따라 화장을 하고 국립이천호국원에 모셨다. 생전에 아버지는 6.25 참전용사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셨고, 우리들에게 그 때의 이야기를 들려 주곤 하였는데...

이곳 국립이천호국원에 와 보니 잘 정돈되고 깨끗한 야외 봉안시설을 보고 풀섶 우거진 선산보다 이곳으로 모시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손자, 손녀들도 생전의 할아버지 얼굴을 떠올리며 언제든지 들릴 수 있는 곳에 모실 수 있어 마음이 훨씬 편했다.

이제 못 다한 효도를 하고 싶어도 부모님은 우리 곁에 안 계십니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아버지! 어머니! 이제 아버지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어머니와 오순도순 이야기 하면서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2012년 11월 19일 아버지 49재 때 어머니와 합장하면서. 막내 아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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