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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이천호국원 - 참여게시판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URL 정보 제공
내 아버지 유택 국립이천호국원

내 아버지 유택 국립이천호국원

(부제: 몹쓸 저 이천호국원)

 

                                            蒼 靄 / 최 평균

 

심혼을 울리는 낮고 느릿한 진혼곡이

군악대를 조용히 떠나서 현충관 실내에 성스럽게 내려 깔리니

노성산 신령님도 신령스런 지팡이를 집고 일어서서 머리를 숙이고

느릿하게 내리는 빗방울에 불던 바람도 숨죽이며 젖어 들어

경건한 매무새로 호국원의 파란 지붕 위에 내려 앉는다.

 

내 작은 가슴도 현충관 제단에 놓여진 아버지의 영혼에

작고 검은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살며시 내려 앉는다.

 

슬프도록 투명한 선홍빛 연산홍은 그저 호국원 뜰에서

작은 키를 일으켜 제 머리를 가만가만 흔들어 대고 있을 뿐.

 

 

내 어린 시절 술에 잔뜩 취해서 들어 오시면

무서운 저승야차가 되어 죽일 듯이 어머니를 구박하고

가족들을 괴롭히시던 그 밉던 아버지.

 

부농의 외아들로 태어나 환난의 어려운 몇 시대를 거쳐

그 많던 재산을 다 날리시고 맨몸으로 서울의 변두리에

구차한 삶을 꾸리셨던 아버지는 지난 날들에 대해

(恨)도 많고 분(憤)도 꽤나 많았었다.

 

누가 그리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생에 찌들은 폐유 같은

질긴 삶들을 덕지덕지 발라 놓았었는지…….

 

그러나 내가 어언 그때의 아버지 나이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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