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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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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이천호국원 - 하늘나라 우체통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공개여부 공개
보고픈 아빠...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빠...

정신없이 지나간 일주일이었어요.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네요.

비오던 토요일 새벽 여지껏의 고통을 이제 뒤로하고...
편히 쉬시러 가셨지요.

아빠가 그렇게 좋아하던 스포츠의 장인 올림픽을 끝끝내 다 보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아빠.. 야구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어요.
오늘에서야 경기를 다운받아 봤는데...
아빠가 보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거 같았어요.
우리가 마지막 나눈 대화도 야구경기 룰에 대해서였지요.

일주일간 집에서 지내면서 안방에 있으면 아빠가 거실에 계시는거 같고...
컴퓨터 방에 있으면 아빠는 서재에 있을거 같고...
그렇게 방방 돌아다니며 다른 방에 계시는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어제밤부터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면서...
정말 이제 영영 눈마주치며 대화할수 없는거구나 싶으니...
눈물이 자꾸 나네요.

그래도 아빠 천국여행길이 너무 좋다고 하셨다면서요.
한편으로는 이제 아픔없는 곳에서 영원히 행복하셔서 다행이고 안도가 되는데도...
너무 보고 싶네요.

생전에는 보고싶다. 사랑한다란 말 잘 못해드렸는데...
그게 너무 후회가 되네요.
그리고 언제 마지막으로 편지를 썼었던가 기억도 나질 않아요.
그렇게 불효녀로 아빠 외롭게 해드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마니 아파요.

장례식장에 아빠가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분들이
너무도 마니 찾아 오셔서 같이 슬퍼하고 위로해주셨는데...
그 자리에 함께 계셨겠지요...?

늘 말씀하시던 12중대 동기분들도 마니 오셨구요...
상혁아줌마, 미영아줌마도 오셔서 너무 방갑고 감사했어요.
아빠도 기쁘셨죠...?

죽음이라는 이별의 슬픔이 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몇번을 말씀해주셨는데...
함께 못다한 얘기들, 못가본 곳, 아쉽고 잘못한 것들만 자꾸 생각이 나요.

목요일에는 구청에 다녀오면서
아빠가 마지막으로 맛있게 식사하신 중국집에 다녀왔는데...
거기서도 엄마가 어찌나 눈물을 흘리시던지...
다들 나와서 까스활명수 한병씩을 마셨지요.

아.. 그리고 끝까지 마니 애써주신 12중대 분들에게는 오늘 드디어
감사글과 감사메세지를 보냈어요.
한분한분 답문자 주시면서 또 위로해주시고 큰 힘이 되어주셨구요.
아버지가 되어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아빠...
이곳의 일들은 저와 아진이와 엄마와 잘 상의하고
서로 노력하면서 밝고 건강하게 잘 살께요. 지켜봐주시고 늘 함께 해주세요.

집 잘 지어놓으셨다고 호박뿌리채 싣고 가셨다고 하니...
꼭 초대도 해주시구... 자랑마니 해주세요.
때가 되어 다시 우리 만날때 기쁨과 행복만 가득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제 꿈에도 부디 한번 들려주세요.

보고싶고 너무 마니 사랑하는 우리아빠...
편히 쉬시고... 다시 또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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