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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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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이천호국원 - 하늘나라 우체통 상세보기 - 공개여부, 제목, 내용, 파일 정보 제공
공개여부 공개
아버님께 드리는 글
    우선 아버님께 큰절 드립니다. 그동안 편안 하셨는지요. 이곳에 일가친척,자녀손자녀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아버님이 돌아가신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오늘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조용한 토요일 저녁입니다. 
    요즈음 4호선을 운전하며 안산시내에 다다르면 옛 수인선 레일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협궤폭 76cm ,현재는 광궤로서 폭 1m 43cm 정도)  
50년전 아버님이 소래역 역장으로 근무하실때 타고 가시던 증기 기관차를 회상하며 잠시 생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도로교통의 발달로 구간별 단축운행을 거듭하다가 일리역(지금의 안산 상록구 한대앞역)에서 수원을 오가던 수인선은 1995년 완전 역사속으로 살아져 버렸습니다.
     아버지가 소래역에 계실때는 부천군 소래면 이었으나 1972년 시흥군 소래면이 되었다가 현재는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이 되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주변을 에워싸고 역사는 철거되어 자취를 감추었답니다.  소래역이 집에서 멀기도 하지만 출퇴근하기가 불편하여 아버님은 역무원 침실에서 숙식을 하시며 일주일에 한번 정도 집에 오신것으로 기억 합니다.
     그때 제 나이가 5-6세 정도인데 하루는 아버님이 도시락에 엿을 가져 오셔서 제가 맛있게 먹은 적이 있습니다.그리고 추운겨울에 이불속에서 저를 꼭 껴안아 주시고 턱수염으로 제 볼을 비비며 간지럼을 태우기도 하셨습니다. 제가 배가 아프다 하면 "아빠손이 약손이다." 하시면서 제배를 따뜻하게 문질러 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스르르 눈을 감으며 깊은 겨울잠에 빠져 버린 곤 하였죠.
     그렇게 철없던 제가 어른이 되어 아버지가 일하던 직장에 근무하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박봉에 시달리던 아버님은 자식이 공무원이 되기보다는  기술자가 되어 월급을 많이 받는 직장인이 되기를 희망 하셨죠.  자동차와 고속도로의 발달로 한때는 철도가 쇠퇴 하는 듯  하였으나 이제 첨단 교통수단으로써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시속 300km의 고속철도, 무인운전이 가능한 지하철, 경전철,모노레일등과 함께 저는 하늘에 계신 아버님과 점점 먼 곳으로 가는 가 봅니다.
      제가 청소년기에 아버님을 기쁘게 해드리지못해 정말 죄송합니다.날씨가 풀리는 대로 이천에 찾아 뵙겠습니다.설날 평안하게 지내시고 우리 자손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지켜 봐 주시고 좋은 일만 있도록 인도해 주십시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막내아들  흥연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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