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떠나신 지 어느새 49일이 되었습니다. 이승에서의 삶이 이토록 유수같이 흘러간 세월이 있었던가요. 험난하고 모질기만 했던 인생의 한 고비 고비가 얼마나 넘기 힘들었던가요. 겨우 일흔 일곱 해 살고 가실 걸 병들고 괴로운 날 슬프고 잠든시간을 털어내면 한 평생이 얼마나 짧았던가요.. 그 짧은 한 평생 백년도 못 사시면서 형제간의 불목하고 부모 자식간에 언제 한 번 따뜻한 정을 나누셨던가요. 아버님 살아생전에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지 못한 죄스러움도 이제야 깨닫는가 봅니다. 어리석은 것이 인간이라더니..이렇게 서둘러 떠나실 걸 모르고 몇 백년 사실것처럼 아웅다웅 했으니까요.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얼마나 자식들에게 서운함이 있으셨으면 한 마디 언질도 없이 홀연히 떠나셨는지요. 이제 모든 이승에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시고 편안히 영면하십시요 아버님!
기축년 정월 열아흐렛날 불효자식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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