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생전 계신날이 어제인 듯 한데 떠나신 지 벌써 백일이 되었습니다. 노오란 산동백, 진달래가 만개한 봄은 짙어가건만 한 번 떠나신 아버님의 소식은 전해 들을 수가 없군요. 저와 아버님이 손바닥에 굳은 살 박혀가며 일군 산밭은 올해도 어김없이 더덕, 도라지, 딸기밭이 새순을 피워 올립니다. 아버님이 그토록 자식처럼 돌보시던 누렁이와 흰둥이도 빈 집을 지키며 씩씩하게 지낸답니다. 그리고 아버님이 가꾸셨던 뜰 앞에 분홍빛 살구꽃 복숭아꽃이 만개하면 아버님이 더욱 그리워지겠지요. 문득, 문득 아버님과의 지난 시간들이 목 메이게 그리워지는 건 아마 제대로 모시지 못한 죄책감인가 봅니다. 또 글 올리겠습니다. 편안히 계세요..
2009. 4. 5 백일되는 날 며느리 고순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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