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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도 칠곡군수 기고문 -6·25전사자의 발굴 유품 공적 걸맞게 박물관 전시를
작성자 : 홍상철 작성일 : 조회 : 2,307
이 내용은 2004년 5월 20일 조선일보 [독자 칼럼]에 게재된
"배상도" 경북 칠곡군수의 기고문입니다.

발행일 : 2004-05-20 A25 [여론/독자] 기자/기고자 : 배상도

6·25전사자의 발굴 유품 공적 걸맞게 박물관 전시를

6·25전쟁이 발발한 지 올해로 54년이다. 경북지역에서 유해 발굴작업을 벌이던 육군 50사단은 안동에서 유해와 함께 ‘김학겸’이라고 새겨진 목도장을 발굴했다. 그는 당시 6사단 소속의 일등상사로 신원이 밝혀졌고 목도장에는 이름과 생년월일로 추정되는 ‘4259.7.12’라는 숫자도 새겨져 있었다. 단기 4259년이면 1926년이다. 6·25전쟁이 발발한 해가 1950년이니 그때 나이 24세였다. 그 꽃다운 나이에 그는 피 끓는 젊음을 조국에 바쳤다. 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면 붉은색 인주가 아직도 선명하다. 얼마나 원통하고 애통했으면 반세기가 지난 오늘까지 붉게 남아 있을까.

우리 민족은 외침을 받을 때마다 모든 걸 버리고 분연히 일어나 이 땅을 지켰다. 임진왜란 때는 이름 없는 의병과 승병들이 일어났다. 일제 36년 동안은 수많은 독립군들이 국내외에서 피 흘리며 싸웠다. 6·25전쟁 때는 많은 젊은이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바쳤다.

우리에게 풍요를 누릴 수 있도록 해준 수많은 호국영령과 그 후손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 주었는지 한번쯤 되돌아보아야 한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유족과 후손들은 아직도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그 공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인정받을 희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6·25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전몰용사의 미망인이나 유족, 상이용사도 마찬가지다. 정부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들이 나라를 위해 싸운 열정과 애국심을 되찾아주어야 한다. 독립유공자나 전몰용사, 그 유족들이 개인의 힘으로 하기에는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다행히 우리 군당국은 지난 2000년부터 6·25 전사자들의 유해발굴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또 2년 전부터는 6·25전쟁과 월남전 참전자 중에서 65세 이상의 참전자들에게 참전명예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참전유공자와 국가유공자, 그리고 그 후손과 유족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그들의 명예이다. 물론 그 공적에 걸맞은 경제적 보상이 이뤄지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아직도 붉은 빛이 선명한 ‘김학겸’ 일등상사의 목도장과 군번 ‘K 1125518’이 선명하게 새겨진 ‘이만초’ 상병의 인식표는 국립묘지에 묻지 말자.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하자. 국보보다 더 귀중한 이 유품의 주인 덕분에 이 나라가 있고, 우리가 오늘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보여주자.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호국보훈의 달이다.

배상도 경북 칠곡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