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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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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 기념사
『제93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 기념사
<2022. 11. 3.(목) 11:00, 학생독립운동기념탑>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학생독립운동 유가족과 학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국가보훈처장 박민식입니다.

오늘은 학생독립운동 93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입니다. 

먼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학생독립운동가 여러분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애국선열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10월 29일 이태원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 입은 분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
유가족 여러분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학생독립운동의 뜻을 기리고 계승해오신 
<윤준식> 학생독립운동 동지회장님을 비롯한 회원 여러분,
그리고 학생독립운동 참여학교의 후배 학생과 지도교사 여러분, 
오늘 뜻깊은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93년 전 오늘, 광주의 학생들은
일제의 엄혹한 감시와 탄압 속에서도
식민통치의 불의에 맞서 독립 의지를 천명하며 
당당히 역사의 전면에 나섰습니다.

‘신천지에 휘날리는 우리 동포야
길이길이 기다리던 오늘이 왔구나’

교문을 나선 시위대가 행진가를 부르며 
시내로 나아가자 시민들은 환호했고,
호떡 장수는 호떡을, 감 장수는 감을, 떡 장수는 떡을 내어주며 
학생들의 사기를 북돋웠습니다. 

광주 시민 모두가 하나 되어 일으킨 의로운 거사였습니다.
광주에서 시작된 학생들의 뜨거운 외침은 
서울과 삼남 지방을 거쳐 삼천리 방방곡곡으로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이듬해 3월까지 무려 5개월 동안 지속되며, 
전국 320여 개 학교, 5만 4천여 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거국적 항일운동으로 발화되었습니다.

일제의 가혹한 탄압으로 많은 학생들이 구속된 이후에도,
남아있는 학생들은 백지동맹으로 맞서고 
동맹휴학과 가두시위를 벌이며 투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광주형무소에 수감된 학생들은
1930년 3·1절을 맞아 옥중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고,
‘재판정에서 조금도 원기를 잃지 않는 피고들의 얼굴에는
화색조차 돌았다’는 기사가 신문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간도와 연해주, 상해, 북경, 일본에서도
만세시위가 이어졌습니다.
미국, 중국, 멕시코, 쿠바에서는 특별후원금 모금운동까지 전개되며
한인 사회가 침체를 벗어나 독립의 희망을 되찾았습니다.

이렇듯 ‘그날’, 일제에 맞선 청년 학생들의 뜨거운 외침으로 
전 세계의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조소앙 선생은 그의 저서 <소앙집>에서
학생독립운동을 ‘혁명운동’으로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 민족은 일본에 무장 해제를 당했으나
스스로 깨달은 민족의식을 갑옷과 무기로 삼았다’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93년 전 오늘, 우리의 청년 학생들은 
강인한 민족정신으로 무장한 역사의 개척자였습니다.

학생들의 뜨거운 용기와 정의로운 함성은 이후에도,
대한민국 역사 속에 면면히 이어졌습니다.

억압과 압제를 뚫고 광복을 이뤄냈고,
6‧25전쟁에서 펜 대신 총을 들고 조국을 지켰으며,
대구 2·28, 대전 3·8, 마산 3·15 민주의거를 거쳐
4‧19혁명으로 민주주의의 토대를 세웠습니다.

조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대한의 청년들은 결연하게 일어나 새로운 역사를 열어왔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 민족이 일본 제국주의를 물리치고,
전쟁의 폐허에서 다시 일어나, 
성숙한 자유민주주의와 문화가 꽃피는 선진국이 되리라고 
감히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청년의 정신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습니다.

올바름을 회피하지 않는 청년 학생들의 용기와 연대가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청년 학생 여러분!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역사 속에 미래가 나아갈 방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93년 전 ‘그날’,
일제의 폭거에 분연히 항거하여 두려움 없이 거리로 나아갔던
청년 학생들의 용기와 정의로움을 기억합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일구어낸 
대한민국 역사 속 ‘그날’의 모든 청년들을 기억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위태로운 시기가 와도
‘그날처럼, 우리답게’ 헤쳐나가며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고, 다시 눈부시게 도약할 것입니다.

정부는 3‧1운동 이후 최대 규모의 항일 민족운동인
학생독립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올바로 평가하기 위해,
기존에 ‘학생의 날’로 불리던 11월 3일을
‘학생독립운동 기념일’로 바꾸어 그날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자랑스러운 애국의 역사와 정신을 
국민과 미래 세대가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보훈문화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존중하고 기억하며,
대한의 청년들의 당당한 발걸음이 미래까지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사셨던 애국선열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93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을 함께 한
모든 국민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2022. 11. 3.
국가보훈처장 박 민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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