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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

국가보훈부(국문) - 칭찬합시다 상세보기 - 작성자, 제목, 내용, 조회수, 작성일 정보 제공
아~~~6월의 슬픔이여~~~
작성자 : 정은영 작성일 : 조회 : 2,154
6월의 슬픔이여...

나는 오늘 그 날의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
푸르른 산하 드넓은 대지를 누비며 젊음의 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젊음을 불태웠던 24년 전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세월은 물과 같이 유유히 흐르고 산천은 변하는데 나는 왜 변함이 없을까
그 날의 슬픔을 다시 기억하기 위함일까 아니면 그 날의 아픔을 후배들에게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일까

나는 오늘 흑석동 국립묘지 28번 묘역 앞에서 5섯구의 영령을 바라보고 있다.
내가 저 자리에 있을 수가 있었던 24년 전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람은 태어나면 누구나 조그마한 자신의 일이 있다.
나 또한 그 일부를 다 하기 위하여 그 자리에 있었다.
결국 사람은 변하는 것일까. 아니면 세월이 나를 변하게 하는 것일까.
24년 전 그 날 그 자리 내가 바라본 어머니의 모습은 너무 젊고 무척 아름다웠으며
그녀의 손녀는 순진무구한 아가였다.

6년 전 그 날도 나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역시 어머니는 고등학생이 된 손녀와 함께 아름다운 모습으로 아들의 묘지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오늘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거동이 불편해 보였고 눈가엔 주름이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와 같았다.
백발이 무성한 산신령 같은 느낌이 드는구나

아~~~ 6월이여~~~~~~~
나는 24년 전 그 날을 잊을 수가 없구나
젊음의 향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저렇게 어두운 땅속에 갖혀 버리다니...
아니야 아직도 그대는 푸르른 산하 드넓은 대지를 마음껏 뛰고 있을 거야...
어머니... 슬퍼하지 마세요 우리가 살아 있습니다.
어머니...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채 피우지 못한 꽃이지만 남은 꽃들은
우리가 잘 가꾸어 그 꽃과 열매를 맺게 할 것입니다.

나는 오늘 24년 전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35사단에서 8주간의 기본 훈련을 마치고 특수 임무가 주어진 37사단 창설부대
배치 받았다. 오늘 알고 보니 소속이 군단 소속이었단다.
각지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의 땀내 나는 역겨움 속에 우리는 특수 임무를 받아
훈련에 훈련을 했고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여러 번 경험해야 했다.

군인으로써의 모습과 자질을 갖춘 우리는 첫 작전에 투입되었고 우리 소대는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하여 저 높은 고지를 점령해야 했다.
하나..둘..삼..넷...하나..둘..삼..넷......알파..브라보..차리..델타........
임무완수 소대장외 30명 본부로 귀대 하겠슴 이~~~추락하고 있다~~~상
교신 끝..........

아 전우여 당신은 저 멀리 갔지만 우리는 이 자리에 빈손으로 서있네.
자 소주 한잔 받게나. 그 순간 얼마나 고통이 컸겠나.
나도 줄곧 통합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네.
내가 너를 잊을 수가 없어 오늘도 이 자리에 서 있다네
오늘은 대대장도 오셨고 중대장 소대장도 다 오셨다네
전우여 편히 잠드소서...

나는 지금 아들이 둘이라네 삶을 위해 6년 전 여기까지 내려왔지
그러나 요즘은 고속전철인가 뭔가 생겨서 너를 보고 싶을 때는 한달음에
달려 갈 수가 있다네.
그러나 자주가면 무엇하나 자네는 대답이 없지 않는가
어떤 때는 차라리 자네가 부럽다네
자네는 죽어서도 연금이 나오지 않는가
삶이 힘들 때가 많다네 마냥 행복하지마는 않다네
친구 잘 있게 내년에 다시 보세나
내년에도 자네 어머니는 다시 오실 거지?